정책의 틈에서
간호법이 통과되었다.
모두가 기뻐했다.
그런데 나는, 조용히 스마트폰을 덮었다.
어딘가 마음 한쪽이 무거웠다.
나는 쾌재를 부르지 못했다.
현장에서 일할 때, 협회에서 모이라는 공지가 오면
‘내일도 바쁜데…’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가봐도 특별한 결과물은 없고, 무언가를 결정하는 자리도 아니었다.
그때부터 의문이 들었다.
현장을 대변하는 사람들과 현장을 떠난 사람들의 생각은 정말 같을 수 있을까?
간호법은 통과되었지만
그 시행령은 보건복지부의 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거기엔 의료계 권력 구조의 벽이 있다.
법이 생긴다고 끝이 아니다.
우리는 이제 시작을 이야기해야 한다.
내 글은 분노가 아니라 성찰이다.
비판이 아니라 방향을 묻고 싶다.
쾌재를 부르지 않은 이유는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병원 안에서 말하지 못했던 수많은 고민을 이제는 글로 나누고 싶다.
간호사라는 이름 안에 가려진 개인의 목소리,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 그 안에서 지켜야 했던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글들이 조용한 독자들에게 닿아,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새롭게 이해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