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전략도, 병원 시스템도, 결국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신문을 읽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기회비용이 뭔데?”
사실 나는 개념도 잘 몰랐다.
지금 막 읽어보고 , 찾아보고 나서야
‘무언가를 선택할 때, 포기한 다른 선택지 중 가장 큰 가치’라고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단순했지만, 이상하게도 궁금해지는 것이 많아졌다.
환자들이
병원에 가는 일,
진료를 위해 반나절 이상을 쓰는 일,
그 시간 동안 내가 하지 못한 일들.
그게 다 기회비용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것이 병원과 환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시스템 전체가 잃고 있는 시간, 에너지, 가능성을 떠올리게 했다.
이런 생각까지 하게 만든_난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다. 이것이라도 하지 않으면 글자를 안읽을 것 같아서_
2025년 6월 15일자 매일경제 A5면 기사 하나를 봤다.
지방 환자들이 서울 상급종합병원에 몰리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기회비용이 연간 4조 6,270억 원.
그 중 2조 2,102억 원은 환자의 시간 손실,
6,631억 원은 보호자의 시간 손실이었다.
숫자만 보면 정책 얘기처럼 느껴지지만,
나는 이걸 개인의 삶, 즉 시간들을 읽고 있는 것이다
“이걸 왜 계속 반복하고 있는 거지?”
그 해답을 우연히 다른 기사에서 찾았다.
같은 날, 같은 신문.
국방·교육 분야의 AI 전환이 시급하다며,
정부가 인프라 확충과 추경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
그리고 하정우 네이버 이사가 AI미래기회수석으로 발탁되었다는 소식.
나는 생각했다.
이게 실행이지.
중요한 시기를 포착하고,
리더에게 알리고,
그 자리에 실행할 사람을 앉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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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나 자신에게도 질문이 생겼다.
나는 오랫동안 간호 관리자라는 이름으로 일해왔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본다.
정말 나는 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었을까?
기회비용이라는 말을 알게 되고,
정책과 시스템의 맥락을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되면서
돌아보니 나는 행정과 병원 정책의 본질을 잘 알지 못한 채 일해왔던 것은 아닐까 싶다.
열심히는 했지만,
어쩌면 병원 경영에는 문외한처럼 내가 아는 일만 묵묵히 일해온 관리자였을지도 모른다.
오늘 나는 반성한다.
하나의 조직 관리자를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안목과 공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 리더를 키우는 또 다른 리더가 얼마나 넓고 깊은 이해를 가져야 하는지,
이제서야 그 무게를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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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도 마찬가지다.
간호인력 부족, 병상 회전율 저하, 수도권 병원 쏠림현상.
그 모든 구조적 문제를 우리는 너무 오래, 너무 잘 알고 있다.
문제를 몰라서 못 푼 것이 아니다.
해법도 매번 비슷하다.
그런데 왜 실행되지 않는가.
나는 거기서 사람의 문제를 본다.
보고서가 아닌 사람,
논의가 아닌 실행,
그것을 진정으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자리에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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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시스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실행하는 사람이 자리에 있어야 시스템이 움직인다.
나는 국방 AI 전략, 정책에서 그것을 보았고,
의료계도 지금 그것을 배워야 할 때라고 느꼈다.
간호현장에서부터, 병원 경영, 복지부 정책까지
그 자리에 실행력 있는 사람을 배치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가 기록되는 말이 아니라 움직이는 일이 된다.
한 명의 사람을 잘 앉히는 것,
이 단순한 진실이 거대한 시스템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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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회비용이란
실행하지 못한 채 놓아버린 가능성의 총합이다.
우리는 그 총합을 줄이기 위해
사람을 자리에 제대로 앉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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