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에세이
누군가 걸어왔다.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파마머리에 키는 커 보였다.
미안한 마음에 걸어오는 반대편으로 갔다.
그녀는 들릴 정도로 노래를 흥얼거리고 가고 있었다.
흰 블라우스에 청바지 그리고 캔버스화.
손목에는 에코백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고양이.
잠깐이었지만 청순해 보였다.
나를 힐끔 보더니 살짝 인사를 하는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갔다.
밤이었지만 스타일은 괜찮아 보였다.
대략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
이 동네에서 못 보던 사람인데 이사 왔나 보다.
천천히 걷는 뒷모습이 예뻐 보였다.
담배를 다 피고 집에 들어와서 침대에 누웠다.
잠들기 전에 보통 돼지꿈을 꾸게 해 달라고 빌고 자는데
나도 모르게 아까 인사했던 그녀가 생각이 났다.
잠이 안 왔지만, 내일을 위해서 자야 한다.
피곤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잠은 필수다.
오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한다.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회사는 도보로 간다.
지하철에는 모르는 사람이지만 얼굴이 익숙하다.
이름과 직업은 모른다.
인사는 안 해도 한동안 안 보인다 싶으면 궁금하다.
직장인들의 얼굴들을 보면 왠지 짠하기도 하고 그렇다.
회사야 웬만한 사람은 알지만, 요즘은 조직이 거대해져서 이름도 모른다.
예전에는 거짓말 보태서 포스트잇 몇 개 있는지도 알았다.
오랜 기간 근무한 터라 경조사비용도 무시 못 하게 나간다.
언제쯤 걷어드릴는지는 모르지만 웬만하면 다한다.
출퇴근하거나 사내에서 마주칠 때 내가 먼저 인사하면 선배고, 인사받으면 후배고 그렇다
웬만하면 이청득심의 자세로 일하고 있지만 하루 종일 일하고 나면 진이 빠진다.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의 감정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진상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