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출간 후 한 달이 지났다

공저 오십 대는 무엇으로 사는 가

by 연분홍

책 출간 후 한 달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에 해가 바뀌었고 나라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친구들에게 내 책을 읽긴 읽었는지 책 읽은 소감은 어땠는지 물어볼 새도 없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설 연휴가 시작된다. 가족 친구들과 다시 새해 인사를 나눈다.


내 책을 이제야 읽었다는 친구의 카톡이 왔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낯 뜨거운 친구의 칭찬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친구는 나에게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라고 했다. (아, 친구야 고맙다!!!! 그리고 휴~ 정말 안심이다. 책을 읽었는데 아무 말도 안 해주는 이웃들을 볼 때마다 내 글이 형편없었나? 뭐 이런 다 아는 시시한 이야기를 책으로까지 냈나 평소의 나와는 달리 쪼그라드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온전히 개인 책도 아니고, 일곱 명의 저자가 함께 쓴 책이라 분량도 적다. 겨우 이 분량을 쓰고 다시 쓰고 교정하느라 그렇게 힘이 들었나 싶다. 그래서였는지 책이 나오고 나서 한동안은 공저를 다시 들여다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책이 세상에 나왔다는 것만으로 부끄러웠는데 좀 지나고 나니 그냥 책이 나왔다는 사실조차 까먹었다. 어디선가 읽었던 글 가운데 “책이 나온 전과 후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가 떠올랐다. 정말 맞는 말이었다.

공저 『오십 대는 무엇으로 사는가』 책 속 오십 대들과는 달리, 내 주변 현실 50대들은 사실 다들 힘들다. 아흔이 넘은 엄마를 모시고 사는 비혼의 친구도, 양가 어르신들 병원 모시고 다니느라 바쁜 선배 언니도 마찬가지다. 오십 대 우리들이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연로하신 부모님들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에 관한 것들이다. 또 그런 부모님들을 보면서 우리들의 7080은 어떤 모습일지 걱정한다.

공저 오십 대는 무엇으로 사는가 부제는 “50에 비로소 나로 살기 시작했다”이다. 책은 자식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나니 시간 여유가 조금 생기고 그 시간에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여행도 가고 봉사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주식투자도 하는 마치 판타지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실상은 자식케어에 쏟던 시간을 오롯이 부모님 돌봄에 쓰고 있는 것이다. 고단한 내 친구, 언니, 이웃들에게 오십 대는 무엇으로 살아가는가에 대한 솔직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책을 쓰고 나서 가장 즐거웠던 일은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에게 시시하게 동네 산책이나 하면서 살아가는 내 오십 대 근황을 책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또 책을 낼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블로그와 브런치스토리에 계속 글을 쓰고 싶다. 한 달이 훌쩍 지나도록 포스팅 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많긴 한데, 자 이제 새해니까 새해의 다짐으로 앞으로는 일주일에 꼭 한편씩 쓸 계획이다. 원래 새해에는 다이어트와 글쓰기 영어공부 이건 뭐 해마다 하는 다짐 아닌가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 달 넘게 아무것도 안 썼더니 근육이 다 빠져서 두서없는 글을 쓰고 있음. 근육은 소중한 것이여. 생존을 위한 몸근육, 정신을 위한 글쓰기 근육 둘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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