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서 일주일 살기 -2- 서산 황금산 몽돌해변 코끼리 바위
목적지를 향해 앞만 보며 오르는 나와 달리
나비 보랴, 돌멩이 보랴, 산딸기 보랴
오를 길을 아니 오르는 아가는 등산 자체가 놀이인 듯했다
"아가야. 이 산을 넘어가면 코끼리 바위가 있대!"
"코~코끼리 바위가 있다고요?"
발걸음을 재촉하기 위해
아가에게 황금산 코끼리 바위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가도 코끼리 바위가 보고 싶은지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끼리 바위 약효도 잠시뿐이었는지 아가는 곧 산을 놀이터 삼아 놀기 시작했다.
마음 급한 나는 황금산 너머 코끼리 바위가 있는 몽돌해변까지 아가를 안아 들고 갔다.
산을 내려와 마주한 몽돌해변의 바다는 맑고 푸르렀다.
산에 왔는데 이제는 물놀이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가는 신발과 양말을 벗었다.
맑고 시원한 파도가 아가의 뽀얀 발에 부딪치고 돌아갈 때마다
아가는 파도와의 헤어짐이 아쉬운지 파도에게 발장구를 쳤다.
우리는 여기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물이 많이 차올라서 코끼리 바위를 보지 못하고 떠났지만
그 아쉬움은 전혀 생각지 않았다.
아가와 마주해준 바다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