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천심인가?
한국의 민주주의가 미국처럼 법에 기초했었다면 조사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며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을 조사하는 데는 2년이 걸렸음), 박근혜는 임기가 끝나는 2018년 2월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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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박근혜에게 무언가 잘못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중요한 점은 그녀가 탄핵되었을 때 아무것도 확실하게 입증된 것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1백 일의 특검 수사는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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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공공의 정서에 대한 두 번째 흥미로운 점이기도 하다. 공공의 정서는 심원한 감정이다. 사소한 세부사항에는 관심이 없다. 일단 야수가 밖으로 나온 후에는, 당국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여 그녀를 제거할 수밖에 없었으며, 또한 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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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국민정서라는 개념이 이례적인 힘을 갖고 있다. 국민정서는 여론과 국민보다 상위에 있다. 독재자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민주주의의 생명력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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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에는 국민 대다수가 원하거나 옳다고 믿는 것이라도 때로는 거스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말이 거리시위나 온라인 항의에 의해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며, 안정된 민주주의는 대의제도와 법치에 기반을 둔다는 것을 이해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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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큰 문제는 지금의 정치권력이 그것을 '선택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