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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없는여자 May 21. 2024

잘 가라 나를 살게 했던 것들

나의 꿈은 뭐야?


나의 꿈은 과학자였다 투명 인간이 되는 약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고만 싶었다



나의 꿈은 반장이 되는 거였다 반장도 부반장도 전교 회의에 참석하는 간부가 되기도 했다



나의 꿈은 좋은 대학에 가는 거였다 컴퓨터공학과, 섬유공예과를 가고 싶었다 컴퓨터공학과를 갔지만 중퇴했다



나의 꿈은 영어로 말하는 거였다 공부를 했다 유학을 갔다 왔다 영어로 말을 한다



나는 경영학을 전공해 회사에 취직해 일하는 직장인이 되고 싶었다 홍대 경영학과 편입시험에 합격했다 돈이 없다고 생각했다 입학을 포기했다 대신 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를 편입학하고 졸업했다



나의 꿈은 PCO(professional conference organizer) 가 되고 싶었다 컨벤션학과를 졸업하고 국제협력 업무를 했다



나의 꿈은 멋진 슈트를 입고 일하는 거였다 슈트를 입었지만 적당히 일하다 그만두었다



나는 영어교사가 되고 싶었다 테솔 시험에 통과했다 자신이 없었다 돈이 없다고 생각했다 입학하지 않았다 대신 영어 과외를 8년을 했다



나는 직업상담사가 되고 싶었다 공부를 했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땄다 1년 경험을 했다 그만두었다



나의 꿈은 현모 양처가 되는 거였다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없다 아이를 갖고싶어 10년을 속을 끊였다



나의 꿈은 나를 알고 싶었다 10년 넘게 나의 동굴에 있었다 나를 만났다 나를 알게 되었다


나의 꿈은 큐레이터가 되는 거였다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일했다


나의 꿈은 나로 나의 삶을 사는 거였다 살기 위해 근근이 살았다 그러다 나를 표현하려고 그림을 그렸다


나의 꿈은 예술가로 사는 거였다 그리고 싶을 때 그림을 그린다


나는 꿈이 많은 아이였고, 소녀였고, 사람이었다. 열정과 즐거움으로 무겁게 살아왔다



다시 돌아가면 다르게 할 거야?

나의 대답은 "아니, 나는 똑같이 할 거야."

다만 다르게 볼 거야


그 모든 것은 내가 아니야. 경험하는 것 뿐이지


가볍게 할 거야

한 번 더 웃을 거야

한 번 더 안아줄 거야

그리고 보내줄 거야



너의 꿈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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