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는 유망한 작가들
자신이 쓴 글을 꼭 읽어야 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건 바로 오타 때문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내가 쓴 책에는 오타가 많다. 책을 읽고 메일을 보내주시는 경우가 있는데 메일 중 1/4은 오타에 대한 이야기다. 주변 사람들도 이야기를 한다. “책 잘 읽었는데, 생각보다 오타가 많더라. 출판사에서 오타 잡아주지 않아?”
대부분 사람들이 출판사에서 오타를 잡아 줄 것이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나도 책을 출간하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기에 굳이 오타까지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세상에 나온 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책에 오타가 있다니! 그것도 너무 많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모든 출판사가 오타검열을 해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 경험으로 봤을 때 오타를 검열하지 않는 두 가지 부류의 출판사가 있었다. 첫 번째는 출판사의 규모가 작은 경우였다. 이 경우에는 일손 부족으로 인해 오타까지 신경 써줄 여력이 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사장님의 성향에 따라서 오타를 잡아 주지 않는 경우였다. 책을 빨리 출간하는 일에만 관심이 있는 경우였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두 가지 이유처럼 보이지만 이유는 단 하나였다. 출판사 사장이 일 년에 단 한 권의 책을 출간하더라도 온 에너지를 쏟아서 책을 출간해줘야 하는데 출간하는 책 중에서 ‘한 권이라도 대박 나겠지’라는 막연한 꿈을 갖고 출간을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계속 반복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출판사는 계속 소형 출판사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이고.
책은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매출이랑 직결이 되기 때문에 잘 팔리기만 하면 되겠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출간된 책은 그 작가의 얼굴이다. 얼굴에 상처가 많길 원하는가? 아니면 메이크업을 잘 해서 최대한 예쁘게 보이고 싶은가? 아마 100% 후자일 것이다. 당신이 만약 대스타 작가라면 오타까지 신경 안 써도 될 것이다. BTS나 유재석이 메이크업까지 신경 쓰겠는가? 방송국이나 공연장에 가면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이 알아서 해준다. 출판사로 치면 대형출판사인 것이다. 그런데 유명하지 않는 연예인 중에서는 스스로 메이크업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당신이 유명한 상태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처음부터 대형출판사와 손을 잡을 수 있겠지만 만약 당신이 유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썼다면 획기적인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면 대형출판사와 절대 계약을 맺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소형출판사와 계약을 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오탈자 점검은 누구의 몫이겠는가? 출판사가 해 줄 수도 있겠지만 일단 글을 쓰는 당사자가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한다. 사실 자기가 쓴 글의 오타를 잡는 일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글자를 읽기 보다는 자신이 쓴 글의 문맥이 느껴지기 때문에 흐름대로 글을 읽다보면 오타를 놓치게 된다. 주변에 오타를 잡아 줄 한 명을 찾고 꼭 그 분에게 점검을 받길 바란다.
나도 글을 쓰고 나면 오타 검사 한 번 글의 흐름 검사 한 번 꼭 2번 이상 글을 읽어본다. 이런 습관이 생기고 나니 좋은 점이 너무 많다. 일단은 ‘그리고’, ‘그러나’, ‘또는’ 이런 접속사 표현이 많이 사라졌다. 좋은 글은 자연스럽게 문장이 이어진다. ‘그런데’ 와 같이 접속사가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큼 글이 매끄럽지 않다는 증거이다. 꼭 필요할 때 한 번 ‘그런데’를 써야 그 부분을 제대로 강조를 할 수 있다.
오타를 점검하게 되면서 또 좋은 점은 꼭 필요할 때가 아니라면 ‘나’라는 1인칭 표현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비슷한 의미를 가진 이중 단어를 생략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기쁘고 즐거웠다.”, “보람되고 뿌듯했다.” 이제는 “기뻤다.”, “보람되었다.”만 쓴다.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써서 제대로 인정을 받는 게 중요하다. 그 기간이 몇 년이 걸리게 되더라도 말이다. 사실 작가로써 생활고에 시달리다보면 빨리 글을 써서 돈을 빨리 벌고 싶을 텐데 이 단계를 참을 수 있어야 된다. 요즘에는 5,000부만 팔려도 유망작가가 되는데, 5,000부 팔려봤자 800만 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매달 5,000부 팔리면 생계에 문제가 없겠지만 1년에 5,000부 팔리면 800만원인데 이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전업 작가가 되기 전까지 고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일을 찾고 남는 시간에 최선을 다해 글을 쓰고 스스로 오타를 잡으면서 조금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