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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룬이의 시작

완벽이라는 벽에서 벗어나겠다는 첫 시도를 칭찬한다.

by 경험디자이너 나음

요즘 알고리즘을 통해 계속 노출되는 키워드 중

가장 마음 쓰이는 단어 <미룬이>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아졌구나 라는 안도감 보다..

왜 <미룬이>가 되었는가에 대한 씁씁함이 더 많이 생기는 이유는

나에 대한 기대와 이상 때문 아닐까?


https://www.youtube.com/watch?v=TNbO9AsrkhM


어른들을 위한 동요 <미룬이>에서 나오는 가사를 보면

시작이 가장 두려워 미룬이

완벽하지 못할까 봐 미룬이

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새삼 완벽이라는 벽에 갇혀버린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완성된 상태의 나

완료된 상태의 결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검증


우리는 참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정정... 나는 참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지금 나에겐 우리라는 큰 울타리에서 위안받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음으로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행동해 보자고 하면서..


그 행동이 참 어려운 이유에 과한 목표,

멋진 나의 결과와 모습이 아닌

잘 못할까 전전 긍긍하는 나의 모습을 마주할 용기가 없기 때문.


그냥 잘하는 사람이고 싶은 허황된 생각이

나를 더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못난 나의 모습을 오픈하는 공간으로 브런치를 다시 설정하고

프로필 내용을 바꾼 후 한참 동안 글 한편 써 내려가지 못한 이유도


정말 괜찮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


오늘 미룬이의 시작은

나는 두려움이 많은 사람입니다.라는 인식과

완벽이라는 벽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넋두리이지만 왠지

부족해도 괜찮을 것 같은 묘한 감정을 받아들인 것 만으로

작은 성공을 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오늘 미룬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듯

작은 부족함을 드러낸다고 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완벽에서 벗어나는 글쓰기가 더 위로가 되는 하루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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