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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드리 Jan 18. 2024

평균의 늪에 빠질 뻔했다

평균 연봉 같은 거 왜 정리하는 건데

올해에는 이직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들었다. 아직 생각한 기간이 6개월 정도 남아있었기에 여유롭게 회사 두 곳에 이력서를 넣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곳에서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생각보다 이직이 더 쉬울 수도 있겠다는 희망에 가득 찬 채로 면접장으로 향했다. 


 지금 다니는 회사보다 직원수도 많고, 프로젝트 규모도 훨씬 큰 회사였지만 나에게 책정된 연봉은 기존 연봉보다 낮았다. 어느 정도 예상을 못한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훨씬 낮게 책정된 연봉을 마주하니 기운이 쭉 빠지며 허탈해졌지만, 이내 곧 이게 내가 회사를 나가면 마주하게 될 현실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다 잡았다.


면접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SNS를 잠깐 켰는데 '나이대별 우리나라 평균 연봉'이 보였다. 지금도 겨우겨우 평균인데 이직하게 되면 나이 서른에 평균에도 못 미치는 연봉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아주 잠깐 '이제라도 설계를 포기하고 연봉 많이 주는 분야로 이직할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평균의 늪에 빠질 뻔한 것이다. 평균 연봉이라며 정리해 놓은 글이나 영상을 보고 있자면 단순히 숫자로 내 가치가 정해져 버린 기분이 든다.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지워지고 오로지 내 연봉의 숫자가 몇 층에 있는지 확인하며 이 정도면 괜찮다며 스스로를 위로하거나 때때로 작아진다.


나는 지금 회사에서 하는 일이 썩 내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위로가 되는 건 다른 회사에 비해서 연봉이 높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봉을 낮춰가면서까지 이직하려고 하는 것은 지금보다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미래의 나를 위해 더욱더 전문적인 경험을 쌓고 싶기 때문이다. 


엄마가 항상 나에게 해주시는 말이 있다. 뭐든 꾸준히 하면 된다고, 지금 힘들어도 꾸준히 하면 어느 정도 안정되는 날이 온다고. 그러니까 많은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라고. 지금의 부모님을 보면 말에 동감한다. 그러니까 그냥 하자. 평균 연봉이고 뭐고 답도 없는 비교 그만하고 내 갈길이나 가자.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삶에서 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집중하자고 한번 더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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