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을 버티는 집의 척추, 그 탄생의 비밀

대들보

by 한옥을짓다

과학이 밝혀낸 금강송의 비밀은 척박한 지역에서

살아 남기 위해 만들어낸 나이테에 있습니다

나이테의 간격이 촘촘하다는 것은

조직이 치밀하다는 얘기이고,

이 치밀함이 수십 톤의 하중 아래서도

비틀림을 최소화하고 신의 거처(대들보)로서

수십톤의 무게를 버텨낸 핵심 동력이 되었던 겁니다.

사진/글 @ 한옥을 짓다



01.

"금강송,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밀도가 만드는 디테일의 차이)


소나무는 자란 지역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미송, 러송, 뉴송은 모두 소나무 종이지만

수입된 나라의 이름을 따라 쉽게 우리만의 방식되로

붙여진 이름 입니다.

러시아산 홍송


한옥의 주인공이자 집의 척추인 대들보.

이 대들보는 어떤 나무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나무의 성질에 따라

대들보로 쓰지 말아야 할 나무도 있기에 주의를

요하기도 합니다.

떡메로 결구가 잘되게 대들보를 치는 모습


우리 나라에서 자란 소나무들은 일정 굵기가 된다면

대들보러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 증거는 수많은 한옥이

지금도 든든하게 지붕을 받치고 있으니까요.

일반 가정집의 대들보


그중에서도 선조들은

강원도 산간의 척박한 지역에서 자란

[금강송(황장목)]을 '으뜸'으로 꼽아 사용했는데

이유가 후대의 과학으로 증명 되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산 소나무의 재질 및 이용)



일반 육송 나이테 두께 (3~5mm)


02.

1.8mm의 사투가 만든 '천연 방탄 목재'


이 나무의 나이테 간격은 평균 1.8mm 일반 평지

소나무(3~5mm)보다 2배 이상 촘촘합니다.

금강송 나이테 간격 1.8mm


과학이 밝혀낸 금강송의 비밀은 척박한 지역에서

살아 남기 위해 만들어낸 나이테에 있습니다,


나이테의 간격이 촘촘하다는 것은

조직이 치밀하다는 얘기이고,


이 치밀함이 수십 톤의 하중 아래서도

비틀림을 최소화하고 신의 거처(대들보)로서

수십톤의 무게를 버텨낸 핵심 동력이 되었던 겁니다.




지역에 따라 송진의 분포가 달라진다.



03.

송진, 시간이 빚은 '천연 경화제'


여기에 금강송만이 가진 '송진'의 밀도가 더해집니다.

금강송의 붉은 심재에 가득 찬 송진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직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단단하게 굳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송진의 경화 원리: "산화와 중합"] 에 따르면,


송진이 가득 찬 목재는 일반 목재보다

'응력'(하중에 저항하는 힘)이 월등히 뛰어납니다.


마치 현대 건축에서 콘크리트속 철근처럼

'천연 강화제'로 나무 조직을 결속시켜

수백 년을 버티는 강인한 생명력을 완성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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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움직이는 나무를 다스리는 선조들의 지혜"


하지만 아무리 좋은 나무이고 건조가 잘 되었다

하더라도 한여름의 비와 습기,

겨울의 칼바람은 그런 나무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무려 150년 전 지어진 경복궁 근정전

기둥조차도 세월에 따라 몸을 비틀었으니까요.

[근정전 수시보고서]


하남 한정식 집


그래서 우리 선조들이 선택한 '천 년의 방법'은

불멸이 아니라 '순환'이었습니다.


건물이 지어질 당시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며,

썩은 곳을 도려내고 새롭게 교체하는 과정을

수 없이 반복하며서 천 년을 이어 왔으니까요.


* '봉정사 극락전' 고려말 건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 *


"[내家 Design]은 단순히 집을 짓는 것을 넘어,

시간이 흘러도 순환할 수 있는 집의 정체성을

설계합니다"




대들보의 조립과정


1

제재소에서 나무를 골라 치수에 맞게 재단 합니다.

치수에 맞춰서 나무를 자르는 과정


2

대들보를 결구하기 쉽도록 다듬습니다.

민가의 경우 대들보 길이는 6 ~9M 합니다.


3

기둥을 세우고 기둥 위에 대들보 결구

무게가 300 ~ 500Kg라 크레인이 필수입니다.


4

빡빡하게 결구되는 것을 떡메로 두드려 밀착시킵니다.

빡빡한 대들보를 떡메로 치는 모습


5

대들보가 기둥에 올려지면

지붕재인 서까래를 올립니다. 웃 ~ 차


6

서까래가 마무리 되기전 상량식을 하고

지붕을 마감합니다. 요즘은 많이 사라진 상태.


7

마무리 작업으로

석회를 혼합한 진흙과 기와를 얹게 됩니다.

지붕 무게만도 수십 톤, 크레인 작업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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