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단어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라고 이야기하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까지 가야 할까? 아마도 6살때 쯤 우리 집에 미국산 냉장고가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 크지도 않았다. 한옥 집 마루에 놓여졌던 연둣빛 냉장고였다. 커다란 수박이 들어가지 않았던 기억이다. 양다라에 찬물을 받아 수박을 둥둥 띄웠던 어린시절의 기억이다. 에어컨도 없었으니 무더운 여름을 나는 방법은 부채, 선풍기 한 대, 그리고 수박과 화채다.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온 가족이 모여 수박 한 통을 썰어 삼각형 모양으로 잘라 한 쪽씩 아그작 아그작 먹던 시절 남은 수박 반은 수박을 숟가락으로 떠낸 후 화채를 만들어 먹었다. 병에 든 칠성사이다를 넣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주부가 되어 보니 수박은 껍질이 많이 나와 음식물 쓰레기가 많은 과일이 되어 비추가 되었다. 그나마도 한 통을 다 먹을 수 없는 가족수로 인해 수박을 사는 것을 12번도 고심한 후에 정말 못 참겠다 싶을 때 작은 수박을 산다. 화채도 시대에 따라 첨가물이 점점 발전하여 다양하게 들어간다. 수박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부터 아예 백화점 식품관이나 온라인 마트에서 수박을 썰어 통에 담아 팔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수박은 껍질이 있는 상태로 보관해야 수분이 그대로 과육에 있다. 미리 썰어 두면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통에 국물이 생긴다. 옜날에는 수박껍질 나물도 먹었다. 겉 껍질만 벗겨 낸 후 채를 썰어 소금에 절여 고추장과 갖은 양념을 넣어 무쳐 먹었다. 식감은 오독오독 늙은 오이와 비슷하나 조금 더 단단하다.
수박은 겉껍질을 제외하곤 다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수박 그냥먹기, 수박을 화채로 먹기, 수박쥬스로 먹기등 다양한 방법으로 여름의 수분을 보충하기 좋다. 그 뿐인가? 씨를 뺕어 얼굴에 점 붙이기 놀이도 하지 않았던가?
뽀로로 노래 중 수박송이 생각이 난다. 아이들이 재미나게 따라 불렀던 노래에 맞춰 수박을 쓱쓱쓱 싹싹싹 자르고 냠냠냠 하다가 씨를 뱉는 퉤퉤퉤 가사가 재미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