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단어들

by 나엘

프랑스 어학연수 시절 감자를 아마도 가장 많이 먹었을 것이다. 감자를 좋아해서? 아니 아니올시다. 감자가 제일 싸서 10kg을 주말 시장에서 낑낑대며 룸메이트와 들고 왔던 기억이 난다. 프랑스 마트인 까르푸에서 가장 싼 것 중 하나가 파스타이고 일본 쌀이다. 가끔 한국 과일도 팔았지만 가격이 상당해서 사 먹지 않았다.

감자가 너무나 싸니 룸메이트랑 생활비 아낀다고 감자를 무지 먹었다. 한국에서 출국할 때보다 10kg이나 살이 쪄서 돌아왔다. 감자 탓만은 아닐 것인데..... 감자 타령을 늘어놓는다. 감자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많이 먹는 구황작물이다. 땅속에 사과라고 한다.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감자 간식은 휴게소에서 볼 수 있는 감자구이다. 사실 이 감자구이는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했는데 먹거리가 많아지자 휴게소 간식으로 밀려났다. 팬에 오일이나 마가린을 두르고 찐 감자를 굴려 가면 굽는다. 설탕이나 소금에 찍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왜 이 문장에서 이혜정 요리연구가가 생각이 나는 걸까?

맛깔스러운 말투가 때론 맛난 요리보다 더 감칠맛이 나서 기억에 남는가 보다.

휴게소의 감자가 있다면 무더운 여름에 감잣국도 많이 끓여 먹던 메뉴 중하나다.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 게 바로 감잣국이기도 하다. 굳이 데워 먹지 않아도 맛나다.

감자를 생각하니 이토록 많은 요리가 머릿속에서 쟁탈 전을 부린다. 서로 더 맛있는 감자 요리의 순위를 내 머릿속에서 다투고 있다.

감자채 볶음-엄마가 도시락 반찬으로 많이 사 주시던 아이템이다.

감자전-여름날 감자를 갈아서 수분을 빼고 붙이면 이토록 쫀득한 식감은 모차렐라 치즈를 이기고도 남는다.

감자조림-식탁에 감자조림만으로도 밥에 얹어 먹거나 비벼 먹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감자 하면 감자옹심이도 빼놓을 수 없다. 감자의 변신은 무죄이다. 포테이토라는 영어 이름으로 옷을 갈아입으면 포테이토 피자도 있고 후라이드 포테이토도 있다. 포테이토 샐러드도 있다. 식빵이나 모닝빵에 감자를 삶아 으깨어 마요네즈에 버무려 소금, 설탕을 넣고 여기에 단백질을 더해 삶은 달걀까지 으깨어 넣는다면 감자모닝빵 샌드위치가 완성이 된다.

무더운 여름 보양식으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감자와 차돌박이의 만남, 즉 차돌박이 감자탕이다.

얼큰하게 국물을 준비해 차돌박이와 감자 넣어 끓이다가. 표고버섯, 양파 넣어 끓인 후 깻잎, 대파, 청양고추 들깻가루 넣어 마무리하며? 캬 악~~~ 이렇게 맛있는 보양식이라니^^

그렇다. 감자의 세계는 무한하다. 감자로 떡도 만들다. 한국의 손맛 중 하나가 바로 감자 백설기이다. 쌀가루에 감자와, 옥수수, 완두콩을 넣어 버무려 시루에 안쳐 김이 모락모락 오를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입에 침이 고인다.

"아~~~ 감자여, 그대는 이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땅속에 사과 맞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