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함과 용기의 경계, 그 적절한 선을 찾아서

투고 버튼을 누른 뒤에야 알게 된 것들

by 강호연정


image.png 저의 세 번째 그림책입니다.

저의 세 번째 그림책을 완성했습니다. 첫 번째 그림책을 완성한 지 약 3주 만입니다.

일주일에 한 권꼴로 그림책을 완성하고 있으니, 속도만 놓고 보면 꽤 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야기는 오래전에 써 두었습니다. 최근 작업은 그림을 더한 것이지요.

지난해는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고난 속에 성장이 있다고들 말하지만,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괴로운 일을 겪으며 고마운 사람들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여러모로 1cm 정도는 성숙해진 해였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예전에 타이베이의 한 거리 서점에서 우연히 그림책 한 권을 보고, 뜻밖의 위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문득,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이야기를 건네는 동화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시작했습니다.


그림에는 영 소질이 없지만, 요즘은 인공지능이라는 도구가 있으니까요. 제 특기를 굳이 포장하자면 여러 프로그램을 적절히 섞어 쓰는 능력, 솔직히 말하면 요령을 잘 부리는 편이라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캔*나, 미***같은 프로그램을 곧바로 유료 등록하고 몇 주를 씨름한 끝에, 1월 초 첫 번째 그림책이 완성됐습니다. 제 눈에는 그럴듯해 보였고, 그 기세로 웬만한 어린이 출판사에 모두 투고하는 패기도 부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 주가 지나 두 번째 그림책을 완성했고, 이번 주에는 세 번째 그림책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시리즈입니다.


그런데, 기쁨보다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작 몇 주 사이지만 실력도, 보는 눈도 조금은 늘어서일까요. 첫 번째 그림책이 이제는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습니다. ㅠ.ㅠ


어째서 저는 준비가 덜 된 상태로 ‘투고’라는 선택을 해버린 것일까요. 심지어 이북 등록까지 신청해 둔 상황입니다!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올림픽 달리기 경주에 출전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셈이니, 출판사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될지, 아니면 한숨 섞인 자조를 부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저는 분명 그때보다 1cm쯤 나아졌는데, 이미 보내버린 첫 권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되돌릴 수도, 없던 일로 할 수도 없어서요.


무모함과 용기,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적절한 선’을 찾으며 저는 오늘도 헤매고 있습니다.


PS. 출판사나 공모전에서는 AI로 그린 그림을 그다지 반기지 않더군요. 직접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배워보겠다고 조언을 구했더니, 1년 이상은 걸릴 거라며 저를 말립니다.

그래서, 저는 펜 수채화를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학창 시절 가장 못하던 과목이 미술이었지만, 한 10년쯤 하다 보면 언젠가는 제 책의 삽화를 직접 그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누가 뭐래도 지금은 100세 시대니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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