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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진 Mar 16. 2016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글디자인 2

그 폐가로 가자는 말을 처음 꺼낸 건 쇼타였다. 아주 괜찮은 헌 집이 있다고 했다.

"아주 괜찮은 헌 집이리나, 그게 말이 되냐?" 몸집도 작은 데다 얼굴에 아직도 어린 티가 남아 있는 쇼타를 내려다보며 아쓰야는 말했다.

"글쎄. 아주 괜찮은 집이라니까. 우리가 숨기에 딱 좋단 말이야. 사전 조사를 나갔을 때 우연히 발견한 곳이야. 진짜로 그 집을 이용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너희한테 미안하다......." 고헤이가 큼직한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 "설마 이런 위급한 때에 차 배터리가 나갈 줄은 몰랐어."

아쓰야는 한숨을 내쉬었다.

_ <나미야 잡화접의 기적> 첫문단


양윤옥의 번역은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탁월하지만 2% 부족합니다. 그 뭐랄까... '왜 이렇게 번역했을까?' 의문이 드는 곳이 어쩌다 하나씩 나온다고나 할까...

저는 이렇게 디자인 해봤습니다.


그 폐가로 가자는 말을 처음 꺼낸 건 쇼타였다. 아주 괜찮은 헌 집이 있다고 했다.

"아주 괜찮은 헌 집이리나, 그게 말이 되냐?" 몸집도 작은 데다 얼굴에 아직도 어린 티가 남아 있는 쇼타를 내려다보며 (1)아쓰야가 말했다.

"글쎄. 아주 괜찮은 집이라니까. 우리가 숨기에 딱 좋단 말이야. (2)사전 조사 나갔을 때 우연히 발견한 곳이야. 진짜로 그 집을 이용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너희한테 미안하다......." 고헤이가 큼직한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 "설마 이런 위급한 때에 차 배터리가 나갈 줄은 몰랐어."

(3)아쓰야가 한숨을 내쉬었다.

_ <나미야 잡화접의 기적> 첫문단


(1) '는' 대신 주격 조사 '가'를 사용했습니다.

(2) '사전 조사를' 바로 다음에 '나갔을 때'가 나와서 목적격 조사 '을(를)'이 연속 사용되어 헷갈립니다. 조사 '를'을 빼도 의미가 통하기에 뺐습니다.

(3) (1)과 동일합니다.


디자인 해놓고 보니 조사만 고쳤네요. 역시 양윤옥의 번역은 읽기 편합니다.



글디자이너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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