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늘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날이었고, 양력 생일이었다. 나름 쉴 새 없이 바쁘게 살아왔다고 생각해서 나를 위해 ‘쉼’을 선물하기로 한지 3년 만에 뉴질랜드로 향했다. 부푼 설렘을 품고 36시간 만에 도착한 뉴질랜드는 나를 썩 반기지 않았다. 영어를 못하는 나는 숙소까지 어떻게 가는지 몰랐고, 영맹인 나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고난을 극복하진 못했다. 30분 거리를 3시간을 헤맨 후 도착한 숙소에 겨우 짐을 풀고 ‘여기 오길 잘못한 거 같아’라고 생각하며 근처 공원에서 널브러져 있는데 ‘카톡’.
“감독님 오늘 생일이시네요. 축하드려요.”
나님의 메시지였다. 당시 나님과 나는 밥 한 번 같이 먹었던 사이. ‘어떻게 내 생일을 알았지? 혹시 그녀도 나에게 관심이...??’ 심쿵했는데 알고 보니 카톡이 그날 생일을 안내해줬고, 그걸 본 나님이 예의상 카톡을 보낸 것이었다. 나님은 별생각 없이 카톡을 보냈겠지만, 첫 해외여행의 두려운 마음과 지친 몸을 달래주는 메시지였다. 그렇게 마음의 평온을 찾고 이쁜 공원에서 낮잠을 잤던 기억이 난다.
만약 그날 나님이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면 내가 나님께 한 발짝 다가갈 용기를 냈을까? 나님은 언제나 나를 자신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지금도 나님의 결단과 애정이 나를 거침없이 나님에게 향하도록 하고 있다. 나는 그게 늘 고맙다.
오늘은 양력 생일이라서 음력 생일을 챙기는 나에게는 특별한 날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님이 보낸 한 통의 메시지 덕에 12월 27일은 어느 때보다 특별한 하루가 되었다.
기억하죠 나님?? 그날 무슨 마음으로 메시지를 남기셨나요?? 특별한 마음이 아니었다고 해도 전혀 상관없어요. 내겐 나님께 더 특별한 마음이 쌓인 날로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