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드라마를 같이 보다가 설렌다는 말이 나왔다.
늘 질문이 많은 딸은 역시 물었다
"엄마 설레는게 뭐야?"
"음...사람마다 다 다를텐데. 엄마는 마음이 간질간질하고 기대되는거. 그런거인것 같애."
"마음이 어떻게 간질간질해~~ 그럼 긁으면 되겠네ㅋㅋㅋ~~그게~~뭐야~~~~~"
"네가 어려서 모르는거야~~~너도 크면 알게될꺼야~"
"치~~"
어김없이 돌아온 3월. 딸은 물건마다 이름을 다 쓰고 가방에 넣었다 뺐다 몇번을 확인하고서 잠드는 밤
막둥이까지 이제 학교에 가다니.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드디어 육아에서 좀 해방인건가.
어린이집 다닐때보다 집에 더 빨리 오니 오히려 해방이 아닌가. 이제 나도 뭔가 제대로 시작해볼까.
할수 있을까. 뭐부터 해야 하는거지. 아직도 꼬맹이 이녀석.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 조금만 속상해도
방울방울 눈물을 떨어뜨리는데. 학교가서 잘할수 있을까. 학교선생님은 어린이집 선생님이랑 다르다고
애기같이 굴고 그러는건 학교가서 하면 안되는거라고 말해주니 결의의 찬 표정으로 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오빠들은 많이 무섭냐고 묻길래. 다그런건 아니라고. 그래도 요즘은 언니오빠들이 욕하고 그런걸 보게될수도있을꺼라고 했더니. 학교에서 욕을해? 하며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이고 이 어린 강아지를.. 한단계 달라진 사회생활.
잘 적응할수 있을까.. 헤쳐나갈수 있을까.
자기만한 책가가방을 옆에 싸두고 잠든모습에 걱정이 되고 마음이 복잡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상기된 얼굴로 학교갈 준비를 하는 녀석.
손을 잡고 걸어가는길. 어쩐지 계속 별 말이 없더니 소심해진 목소리로 입을 연다
"엄마 학교 무서운곳 아니지?"
"아닐꺼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그러면 별로 무서울일 없을꺼야~"
"그치~~~~~?!"
교문앞에 다다르니 연두색 조끼를 입고 건널목에서 교문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인사해 주시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요즘은 어르신들이 저런 일도 해주시는구나 봄날 햇살과 함께 마음이 따뜻해졌다
교문 앞에 서서 실내화 가방을 건내며 들여보낸다.
"여기서부턴 혼자 가야해. 잘 갔다와. 하루야~"
"응~ 엄마 이따가 데리러 올꺼지?"
"응~~그럼~~"
몇걸음을 걸어가다 뒤돌아 손을 흔들고. 또 뒤돌아 손을 흔들고.
그리고 잘 걸어가더니 우뚝 뒤돌아 멈춰서 나를 부른다.
"엄마~~~!!!"
"어~~~왜~~"
"엄마. 나 알것같애~!!! "
"뭐를~~~"
" 설레는거..!! 나 설레는거 알것같애!!! 나 지금 마음이 갈질간질하고~ 기대되~~!! 이런거였구나?!
..엄마!! 나는~우등생이 되꺼야~~!!!! "
".. 너~ 우등생이 뭔지 알아? "
" 아이~ 대충알아~~~"
" ㅋㅋ그래~~ 잘다녀와~~~ 나오면 엄마 여기 그대로 있으니까 걱정말구~~"
"응~~~엄마~빠빠이~~~~~"
그제야 뒤돌고 갑자기 신나게 달려간다
너무 예뻐서 눈이 시렸다.
크면 알게 될꺼라고 나는 미뤄뒀지만.. 늘 그랬지.
너는 늘..내가 생각한거보다 빨리 커.
그리고 내가 걱정한거보다 거뜬히 해나가.
뭐가 그리 신나졌는지 자기만한 책가방이 양옆으로 덜렁덜렁 거려도 아랑곳 없이 당찬 뜀박질로 뛰어가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안도감이 들었다.
나도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는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