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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현 작가 Jun 25. 2023

부모 심리 수업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나'를 돌보는 일이다


'부모 심리 수업'이라는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의 제목은 '엄마가 늘 여기 있을게'였다. 제목도 참 따뜻하지만 부제목은 더 따스했다. '완벽한 엄마보다 그럭저럭 괜찮은 엄마가 필요한 이유'라는 문장만 보고도 보고도 눈물이 한 방울 툭 떨어질 듯 그렁그렁했다. 



저는 그럭저럭 괜찮은 부모를 기대합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공존하고 버무려져서 함께 있는 현실의 부모. 때로는 서툴지만 또 그런 경험을 통해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실재하는 부모.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서 존재함으로 자녀의 안전기지가 되는 부모라면 충분합니다. 그것이 가장 아름답고 바람직한, 현실적인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8p, 여는 글


얼마나 완벽한 육아를 하기 위해 애썼는가, 수많은 육아서와 인터넷에 소개된 정보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기록하고 메모했던 날들. 왜 그리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는지는 생각하지 못 한채, 남들이 하니까 나도 이렇게 아이를 키워야지 왜 너는 그렇게 못 하니 스스로 다그쳤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기법을 수없이 배워도, 기법은 여유가 있을 때나 가능하지 치열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는 결정적 순간에 사라집니다. 쓸 수 없다는 것이죠. 기술이나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계를 제대로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5p, 부모로서 자신과 잘 지내고 계신가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무의식적 반응을 의식적 결정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35p, 몸에 밴 무의식

'아이 앞에서 공감하세요. 적절하게 반응해 주세요, 좋은 말을 하세요, 긍정적인 칭찬을 하세요.' 이런 말을 많이 듣지만, 들으면 겨우 3일 갑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나오지 않습니다. 결정적 순간에 쓸 수 있는 자기 이해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자기 이해를 하는 것이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의 핵심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70p, 당신이 정말로 나를 아신다면....,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수없이 다짐만 했던 날들도 나의 의지나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무의식 스위치'를 찾아 의식의 영역으로 꺼내려는 노력이 먼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겉으로 보이는 기술'은 실천하기 어렵다. 말을 바꾸는 것이 쉽게 느껴지지만, 막상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을 공부하는 것보다 '그 상황에서 나의 마음'에 대한 인식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나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고 나면 '말'은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는 '결과물'인 것이다.



자녀 교육의 어려움을 내 성장을 위한 기회로 받아들인다. 자녀 교육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면 아이를 고치거나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 성장지점으로 인식한다.
-39p, 나를 알지 못하면 관계는 반복된다

내가 잘 견디는 감정과 못 견디는 감정. 양육에서 내가 실패하는 감정과 잘 다루는 감정을 아는 것이 자기 이해입니다.
-58p, 견디지 못하는 나의 이 감정


'메타인지 육아'라는 키워드를 떠올린 적이 있다. '육아'를 한다는 것은 '메타인지'를 키워야 하는 일있은데, 이때 메타인지는 '나'에 대한 이해, 내가 키우는 '아이'에 대한 이해, 함께 아이를 키우는 '남편'에 대한 이해를 하는 능력이라 정의했다. '육아 메타인지'를 발달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상황에 있던 나를 '관찰자'가 되어 바라보는 것이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글쓰기'이다. 그래서 엄마에게 육아일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 기록이 '나'를 돌아보게 하고, '아이'를 관찰하게 하고, '남편'을 이해할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결국 '나'를 돌보는 일이다. 그럭저럭 괜찮은 부모가 되어도 '괜찮다'라는 생각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너그러움을 불어넣어준다. 그럭저럭 괜찮은 부모와 아이가 서로 응원하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 이 과정이 '育兒'이고, '育我'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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