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토리가 독자에게 가 닿을 수 있도록

초보 작가의 출간여정, 기획을 세 번 바꾸고 투고를 천 번 했던 이야기

by 김나현 작가



아! 이걸 놓치고 있었구나! ㅡ 그날의 일기

'정말 한 군데도 없을까?'


열심히 초고를 쓰고 투고했지만 오늘도 거절메일이다. 휴, 정말 내 이야기를 책으로 내줄 출판사는 한 곳도 없는 걸까. 속상한 마음에 우리 집 책장을 올려다보았다. '아니, 저렇게 책이 많고 출판사도 많은데 내 책 한 권 낼 곳이 없을까?' 생각하며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책의 맨 뒤, 맨 앞에 있는 출판사 메일 주소를 살펴보다 강남 교보문고가 생각났다. '그래! 책이 많은 곳에 한번 가보자! 가서 찾아보자!'


그렇게 남편에게 아이 둘을 부탁하고 강남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세상 모든 출판사를 찾아볼 계획을 세웠다. 교보문고에 들어서자 새 책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그래, 여기를 한번 찾아볼까.' 하고 선 곳은 에세이 코너였다. 딱 보기만 해도 세상 모든 책이 모여있는 것 같은 책장 스케일에 오늘 안에 끝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맨 처음 책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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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니 그동안 몰랐던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똑같은 출판사인데 이름만 다른 임프린트 브랜드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결국 같은 출판사이기 때문에 출판사 메일주소만 살펴보려고 했다면 굳이 펼쳐보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같은 출판사여도 임프린트 브랜드별 특징을 알고 싶었다. 그 책이, 그 임프린트 브랜드에서 출간된 이유가 분명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책들을 살펴보며, 어떤 사람이 책을 썼고, 제목은 어떻게 지었고, 목차 구성은 어떻게 했고, 몇 쇄를 인쇄했는지 (잘 팔리는지)를 점검하고 메모했다.


아, OOO 작가님은 어떤 분이시구나. 그래서 제목을 이렇게 지었구나. 목차를 보니 어떤 내용인지 대충 알겠다. 와! 이 책은 3쇄까지 발행 됐구나! 왜 이렇게 잘 팔렸지? 아까 그 책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제목이랑 목차가 좀 더 매력적이구나!

아,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내 얘기'만 써서는 안 되는구나. 세상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의 교집합을 찾아야 하겠구나! 그게 내 이야기가 세상과 연결되는 스윗스팟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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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놓치고 있던 것들을 몸소 배우고 익힌 하루였다. 이날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 꼭 기억하고자 컴퓨터 앞에 적어 붙여 놓았다. 그래, 나만의 스윗스팟을 찾아보자! 분명, 내 이야기를 세상과 연결시킬 수 있을 거야!






'엄마는 행복하게 하는 자존감 수업'이 출간되기까지 목차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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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끄럽지만 저의 첫 책 목차 변천사를 소개합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께 꼭,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적어보아요. 처음에는 목차에 제 이야기를 많이 담았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일까에 집중했던 시기죠. 그러다 보니 목차에 한 사람의 일대기가 담겨있어요. 무엇 하나 소중해서 뺄 수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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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차의 글 중에서도 '홈클래스'라는 키워드를 잡아 목차를 잡아 초고를 썼고, 출판사와 출간 관련 메일도 주고받았지만 결국 출간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어요. 재능기부로 했던 활동이라 얼마만큼의 돈을 벌었고 수익을 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빠져있었기 때문이죠. 홈클래스 콘텐츠가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돈'과 관련된 내용이 꼭 들어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기획을 싹 엎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쓴 글을 버린?! 것은 아니에요. 그때 쓴 글이 아까워서 브런치북으로 만들어 보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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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첫 책 쓰기를 도와주신 정경미 작가님과 통화를 나누다 '자존감'이라는 키워드를 잡았어요. 그 이후 '자존감'이라는 키워드로 새로 목차를 잡고 글을 썼어요. 맨 처음 쓴 글이 너무?! 아까워서 다 버리지는 못 하고, 그중에서 자존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까 살펴보았죠. 그러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어요. 같은 내용도 어떻게 기획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책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죠.

그렇게 자존감으로 목차를 다시 써 보았지만, 처음 썼던 글을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하다 보니 목차에서 한계가 느껴졌어요. 뭔가, 맞지 않는 옷을 끼워 맞춰 입은 기분이랄까? 출판사의 피드백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자존감'으로 새로 잡은 콘셉트 자체가 출간으로 연결되기에는 어렵겠다는 이야기도 들었죠. 결국 완전히 새롭게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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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을 할 즈음, 이영미 작가님을 줌 북토크에서 만나 뵙게 되었어요. 작가님의 책이 참 좋았지만, 무엇보다 목차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목차만 읽어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눈에 보이는 듯했어요. 특히 스토리텔링 형식을 좋아하는 저였기에, '자존감'이라는 키워드로 목차를 새롭게 짜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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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금의 목차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한 출판사와 연을 맺고, 첫 책을 출간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년이었습니다. 첫 책을 쓰기 전과 후로 제 삶은 정말 많이 바뀌었는데, 잘 나가고 유명해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삶이 단단해졌어요.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정리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까에 대한 방향성이 잡혔다랄까요.

'세상이 원하는 콘텐츠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 무엇을 먼저 찾아야 할까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때도 이렇게 답해드렸어요. '세상이 원하는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요. 세상이 원하는 글은 인공지능도 쓸 수 있지만, 내 이야기는 나만 쓸 수 있거든요. 그냥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이라면 일기만 써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책을 출간하고 싶은 것이라면, 그 일기 속에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해요.'


이 과정이 쉽지 않았던 이유는, 투고가 거절되는 상황이 반복될 때 '목차 자체가 잘못되었다'라고 생각하기보다 '내 삶'이 부정당한 느낌이 들거든요. 내가 뭔가 잘못 살아온 것 같고, 내 삶이 의미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 같은 감정들이 힘들었어요.


그런 감정들을 다독이며 이렇게까지 시도하게 한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그건 결핍에서였어요. 이 책을 쓸 당시 저는 한참 인정욕구에 메말라 있었답니다. 제 이야기를 출간하는 일은, '나 아직 여기 굳건하게 잘 살아있다! 나 진짜 열심히 살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볼 거야 세상아!' 하고 소리치는 일이기도 했어요. 자존감에 관련된 책을 출간했지만, 글을 쓰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이었어요.


세 번 기획을 바꾸고, 각각 300~400여 통씩 투고 메일을 썼으니 거의 1000통의 투고메일을 보낸 셈입니다. 그중에서 세 출판사의 대표님을 만났어요. 그중에 한 출판사와 출간을 하게 되었고요. 이 경험 이후에 실패를 조금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실패하면 끝이라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그 실패의 경험을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을 배우는 계기로 삼게 된 것이죠. 4년 전 이야기가 브런치북의 한 꼭지가 될 줄, 그때는 정말 몰랐으니까요. 좌절의 경험까지도 의미를 찾아주는 것, 그게 글쓰기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나의 이야기가 세상과 연결되기 위한 스윗스팟을 찾기 위한 글감들을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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