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에 대리에서 부장 승진, 어떻게 가능했을까
첫 회사 인사평가에서 나는 D 받은 적이 있고, 세번째 회사에서는 31살에 대리에서 부장으로 승진했다. 과/차장 직급을 건너뛰고 직장 생활 8년 만에. 첫 회사에서는 일을 더럽게 못하고, 이후에는 겁나 일을 잘하는 인재였던 것일까.
첫 회사는 이미 성숙한 산업의 전형적인 대기업, 나는 막내. 그다지 대단한 일을 한 기억이 없다. 팀의 선배 승진에 고과를 몰아주느라 받은 D. 팀장님이 미안해하며 설명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평가 2주 전 이미 퇴사를 말씀드린 상황이라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이 상했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어쨋든 그때의 나는 평범한 대기업 사원이였고, 비슷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어려운 일이 아니였을 것.
세번째 회사인 글로벌 IB로 움직일 때는, 산업 사이클이 급격한 성장기로 시장의 수요 공급이 무너졌다. 채용하고 싶은 인재가 마켓에 충분하지 않은 상황. 물론 나는 더이상 첫 회사 때의 아기가 아니였지만, 연봉 협상도, 직급도, 회사에 끌려가기 보다 내 주도로 끌어갈 수 있었던 것에는 시장 상황과 사이클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실력과 역량 만큼, 자신이 어떤 환경에 놓여있는지, 일터의 환경이 무엇에 어떻게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지, #업황(#도메인)과 회사의 BM을 살펴 보시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치 주식투자 잘하는 기본 원칙,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처럼
- 그런데 반대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할 때 남들도 다 하니까 불안감 느끼며 추격 매수하고 빠질 때 그만두지 못하고 물타기, 손해가 더 심해지다 바닥에 지지는 경우가 많다.
커리어도 투자의 원칙과 비슷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사이클은 돌고 돌지만,
영원한 하락기도 영원한 상승기도 없지만,
그래서 때로는 운도 작용하고 이 역시 중요하지만,
일을 나의 시간과 에너지의 '#투자'로 바라보고,
이 투자가 괜찮은지,
내가 투자자라면 내가 일하는 회사에 투자하겠는지
내가 투자자라면 지금의 나에게 투자하겠는지
무작정 버티기보다 다시 치고 올라올 수 있는지, 꺾인건지 판단하며 넥스트 스텝을 생각하는 것,
남들이 만들어놓은 트랙이 아닌,
#자기만의트랙 에서 나만의 기준과 관점으로 칼을 갈며 운을 만들어가는 #안목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