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직장에서 나는 근 1년간 '회사 가기 싫어 병'에 걸렸던 듯 하다. 예전 세미나에서 어떤 분이 목요일 퇴근길부터 그 다음주 월요일이 싫어진다 했는데, 이때 내가 딱 이런 기분이였던 듯.
멋진 간판에 연봉도 쎈 회사에서 뭐가 그렇게 괴로웠냐 하면, 계속되는 시장 규제에 #왜 일 하는지 모르겠는 의문과 '#자발성 & #주도성' 별로 발휘할 수 없었던 이유도 컸다. 시장이 안좋아지면서 함께 일하던 트레이더가 홍콩으로 발령나고, 그의 빈자리를 채우며 내 일도 해야했는데 헷지트레이딩엔 잼병이였다. 자신감이 없어서인가, 부장 직급을 달고 신입도 안할 실수를 하기도.
내가 잘하지 못하는 일이니 더 높은 상사 '지시'대로, 수동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잘하려고 노력하면 되지' 하기엔, 노력해서 되는 일이 있고 안되는 일이 있지 않나. '이 일은 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나는, 솔직히 별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을 어영부영 보냈고
그렇게 날려버린 시간을 회사 생활 중 가장 후회한다.
회사를 '왔다 갔다' 하기만 하고,
그 시기 회사의 자산을 나의 자산으로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보다 솔직히 내 자산으로 쌓을 생각도 잘 못했던 것 같아서.
나는 아직도 그 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데(그래서 인센티브로 받은 주식을 여태 보유 중이기도)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강력한 자산에 대해, 리스크 관리와 인재 관리에 대해 좀 더 꼼꼼히 들여다 봤으면 좋았을텐데. 더 넓은 관점을 가졌더라면 더 많은 경험이 자산으로 쌓였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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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회사 싫어..!' 상태라면, 그런데 당장 환경을 바꿀수는 없다면
• 지금 일하는 환경에서의 좋고 나쁜 상황 속에서 내가 취할 부분은 무엇인지
• lessons learned 정리해보자면 어떤 것들이 있을지
• 내가 리더라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 이 회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 잘하고 있다면 혹은 잘하지 못하고 있다면 왜인지,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회사와 나에게 던질 질문 목록들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이 회사의 모든걸 나의 자산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돈 받으면서 배우는 기회! 라는 생각으로요.
내 자산으로 만들 것이 하나도 없는 회사라면,
무작정 버티기 보다 그 다음을 생각해보고 실행을 쌓아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나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주도성은 내가 가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