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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캘린더에 '#Off' 라고 쓰고

루프탑 수영장에 널부러진 평일을 보냈다.

메일도, 카톡도, 슬랙도 가능한 보지 않고

멍하게 하늘과 구름만 바라보고,  

살랑이는 봄바람을 느낀 하루.


작년 갑상선 암 수술할 때까지만 해도

꼭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취미와 취향을 넓히는 삶을 살아야지 했는데 또 달리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원래 노는걸 되게 좋아하는 한편 꽂히는게 있으면 엄청 파고 드는 스타일인데, 지금 하는 일들을 파고 드느라 놀이에 소홀했던 듯.


구글 캘린더에 해야 할 미팅을 쓰듯 Off 써넣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스스로에게 선언하는 것 같아 좋았다. 역시, 시간에 붙이는 #이름표 는 중요하다, 종종 활용해야지.


건강하게 달리려면,

'#의식적인쉼'도 필요하다는 새삼스러운 깨달음.


점심으로 마루심 장어덮밥을 먹고

수영장에 널부러져 있다가

저녁으로 포시즌스 저녁 부페 - 랍스타, 갈비, 항정살, 물회, 전복 등등 아주 한가득 먹어치우고

(육식동물로써 아주 만족스러운 구성)

와인을 한잔 하고

또 수영장에 널부러져 있다가

이대 앞 가미 우동으로 해장을 하고,

저녁에는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 신나게 금요일 마무리 하는 완벽한 Off.


아이가 학생회 수련회 간 덕분에도 가능했는데,

또 언제 어디 가는지 물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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