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아기집이 생겼다

5주차_엄마 배 속 나인원한남

by 나자몽



아기집이 생겼다. 아내의 초음파 사진에 아주 작은 주머니가 하나 찍혔다.


0.62cm짜리 집이란다. 이제 저 작은 집에서 파이리가 자라날 거다. 파이리의 크기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집이 작아 보인다. 파이리가 0.1cm만 돼도 집 크기가 몸 크기의 6배밖에 되지 않는다.


평균 키를 가진 성인이 누우면 1평 정도의 공간을 차지한다고 한다. 파이리가 0.1cm 크기라면, 0.62cm의 아기집은 성인에게 6.2평 원룸인 셈이다. 6평짜리 자취방에 살던 대학 시절을 떠올려 본다.


“물을 많이 마셔야 돼요.”


엄마가 물을 많이 마셔야 아기집이 잘 커진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아내는 그날부터 하루 2L씩 물을 마시고 있다. 맹물로만은 2L를 삼키기 어려워 루이보스차까지 끓여 마신다. 배 속에 있는 동안 파이리가 넓은 집에서 살았으면 하는 엄마의 애틋한 마음이다.


정말 열심히 물을 마시는 아내를 보니 아기집이 넓어지는 건 시간 문제다. 이대로라면 파이리는 10개월 동안 75평짜리 나인원한남에 버금가는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부럽다 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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