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주 하고 5일

D - 86

임당일기 1.

사실 아직 확정은아니다. 하지만 충격적이였던 숫자 209를 보고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조심할수 밖에.

이번주 주말에 재검을 예약하고 어제 마트에서 야채와 곡물빵을 구매해 한짐 힘들게 집으로 들고 올라왔다.

나는 평소에 탄수화물 중독자다. 반찬보다 밥을 좋아하고 요즘엔 소금빵에 한참 빠져있었다. 내가 싫어하는

잡곡이나 견과류 등이 들어간 곡물빵은 잘 먹지도 않았는데, 먹을 탄수화물이 마땅하지 않자 추천받아 본

한살림 10곡식빵.당이 5%라더니  보자마자 뜨악했다. 10곡이 빻아진 상태가 아닌 박혀있는 상태라니 먹기전부터 입맛이 떨어지더라. 임신당뇨나 당뇨를 검색했을때 가장 많이 나오는 탄수화물은 잡곡밥, 현미밥, 

곡물빵이다. 나는 워낙에 소화를 못시키는 체질이라 현미를 사두고도 못먹고 있어 구매한 충격의 10곡빵. 

발음도 무섭게 세다.

어제 마트에서 꼼꼼히 당을 분석하여 구매한 결과 소스로는 마요네즈를 선택했다. 마요네즈는 생각보다

당이 1%로 낮았다. 콜레스테롤은 모르겠지만 어차피 식빵에 1티스푼 정도로 발라먹을 생각이니 이정도는

괜찮다고 혼자 생각했다. 빵을 후라이팬에 올려서 구워보았다, 겉이 빠삭빠삭 아주 좋은 소리가 났다.

뒤집어서 마저 구워준뒤 마요네즈를 슥슥 발라 그위에 로메인상추 한잎을 반으로 접어 올렸다. 또 그위에 

토마토 슬라이스 두조각과 오이슬라이스를 올려 마지막엔 후추를 갈아 뿌려주었다. 꽤 비주얼이 좋았다.

맛은...상상했던 것 보다 너무 맛있었다!

야채만 넣어서 먹는데도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구나 ! 딸기쨈이나 캐찹없이도 먹을 만 하다니 행복해.

하루만에 먹는것의 기쁨을 알고 새롭게 시작하는 채식(?)의 길은 아삭아삭하고 기분좋은 상큼함이다.

이렇게 먹는다면 임신이 끝나가는 동안 쭉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걱정만 앞선 앞으로의 임당일기의 시작은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엄마가 열심히 먹어서 건강하게 낳아줄께 아가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