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과 꿀이 흐르는 땅

by NakedGod

침을 흘리며

향기에 취해 킁킁거리며

황홀해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피와

땀으로

퍼내지 않은

젖과

꿀이

그냥 마냥 흐르는

땅을 찾아

길 떠난

방랑자

이스라엘 민족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서 아직도 땀과 피를 흘리고 있듯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그냥 판타지일지도 모르지만

판타지로 갑부가 되어

젖을 마음껏 빨고

꿀을 배불리 먹으니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사막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신기루

그래서

방랑자는 오늘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꿈꾸며

땀을 쏟아내고

돌에 걸려 넘어져

피를 흘리며

다시 일어나 걷는다

피와

땀도

안 흘리고

젖을 빨고

꿀을 핥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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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존재할까? 아무도 모르지만, 개인의 삶도 그렇고 공동체도 나라도 젖과 꿀이 흐르는 꿈을 꾸며 사는 것이 아닌가. 이 세상에서 찾는 것을 포기하고 하늘나라가 그런 곳이 라고 믿으며 사는 것이 더 현실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방랑자는 천국을 꿈꾸며 걷는 것이 아니리라. 향기와 침이 흐르는 마음껏 흐르는 방의 추억을 씹고 다시 씹으며 그런 곳이 있다면 다시는 떠나지 않으리라는 헛된 결심을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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