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투리야(Turiya)

고요 속의 깨어 있음이다.

by 루멘Lumen

기운이 척수를 타고 오를 때, 그 흐름은 연수를 향해 천천히 오른다. 그 전에, 몸은 먼저 미주신경(迷走神經)의 품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이 신경은 교감과 부교감의 경계를 조율하며 몸과 마음을 안심시킨다. 미주신경이 열리면 숨결이 부드러워지고, 심장은 안으로 고요해진다. 몸이 ‘괜찮다’고 말하는 순간, 기운은 비로소 연수를 통과할 수 있다. 연수는 생명의 문턱이다. 호흡과 의식이 만나는 자리, 불가에서는 연화대좌(蓮花臺座)라 부른다. 이곳에서 기운은 잠시 멈춘다. 멈춘다는 것은 막힘이 아니라 충전이다.


숨이 가늘어지고, 생각이 고요해지며, 의식은 깊은 물 아래로 가라앉는다. 그때, 생명은 다시 태어난다. 그 위로 기운이 오를 때, 교뇌와 중뇌가 열리며 복측피개의 문이 열린다. 그곳에서 의식은 빛의 강물에 닿는다. 몸이 떨리고, 가슴이 환히 열리며, 존재 전체가 하나의 진동이 된다. 그것은 쾌락이 아니다. 의식이 자신을 알아차릴 때, 신경의 모든 길을 타고 흐르는 빛의 희열이다.


많은 신비가들은 이 체험을 “성감을 동반한 빛의 체험”이라 불렀다. 몸과 영혼의 경계가 사라지고, 감각은 하나의 진동으로 합쳐진다. 그때 호흡이 멎고, 맥박이 잠시 사라진다. 그러나 생명은 여전히 흐른다.


이 과정에서 숨어 있던 감정들이 드러난다. 혼의 몸이 깨어나는 것이며 수련 유식학에서 말하는 6식의 육체의식을 넘은 7식이 깨어난다. 그래서 혼란스러울 수 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가던 감정들과 생각들이 강하게 느껴지고 의식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 안에서 생리적으로 편안한 자리를 찾는 게 중요다.


기주맥정(氣住脈停), 생명의 시간은 잠시 멈추지만 의식은 또렷하게 살아 있다. 그 이후, 기운은 머리 위로 향한다.머릿골 속에서 황금빛 연꽃이 피어난다. 부처의 후광은 바로 이 자리, 내면에서 피는 빛이다. 그 빛은 억지로 만든 것이 아니다. 기운이 충만하면 몸이 스스로 반응할 뿐이다.


그리고 머리 속 비밀의 혈자리가 별자리를 만든다. 별자리를 만드는 순서가 중요하다. 그 순간, 생각은 멎고 감정은 고요히 사라진다. 남는 것은 모든 것을 바라보는 투명한 의식 하나. 그것이 투리야(Turiya), 고요 속의 깨어 있음이다. 그 의식은 머릿골 속에서 파도가 치는 것을 보고 있을 뿐이다. 기쁨이 와도 그것을 쫓지 않고, 슬픔이 와도 그것에 잠기지 않는다. 의식은 그저 모든 흐름을 본다. 그리고 어느 날, 그 투리야가 삶 속으로 스며든다. 걷는 일, 말하는 일, 숨 쉬는 일조차 명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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