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보~ 나는 아프리카로 간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내가 생각하는 아프리카는 더운 나라, 못 사는 나라, 원시부족이 많은 나라...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이 지배했다.
생각 속에만 있는 아프리카가 실제는 얼마나 멋진 곳인지를...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
내가 경험한 아프리카에서의 한 달은 그 어는 곳보다 멋지고 나를 설레게 하였다.
남아프리카 항공을 타고 홍콩,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를 경유하여
케냐의 나이로비로 향하는 총 36시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정의 피곤함과 시차의 적응은 잘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되기 시작했다.
홍콩을 경유한 비행기는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홍콩~요하네스버그 구간은 이코노미석의 불편함으로 몸의 피로함은 배가 되었지만 지상을 밟고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공항을 어슬렁거려본다.
공항 안에는 사람보다 큰 넬슨 만델라 모형이 보이고 악수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그와 악수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난 그 와 악수를 했다.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평등 선거 실시 후 뽑힌 세계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다.
백인정권에 맞선 투쟁, 27년의 옥살이, 노벨평화상 수상 등 넬슨 만델라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많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에 앞장선 위대한 인물이라는 표현이 제일 어울린다.
남아공 사람들은 넬슨 만델라를 존경한다. 여행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는 공항에 넬슨 만델라의 모형이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그를 얼마나 존경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공항뿐 아니라 여행하는 중에도 정말 존경받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아프리카에 오긴 왔구나~
이국적인 공항의 색다른 모습에 사진기를 들이대기 시작했고, 얼룩말 가죽을 보란 듯이 펼쳐 놓은 것 하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면서 보게 되는 커다란 기린 모형도 신기하기만 하였다.
'진짜 기린일까?' 하는 의구심까지 들 정도로 나를 압도해 버렸으며, 우리나라의 공항의 면세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나를 들뜨게 하였다.
또다시 몇 시간의 비행 끝에 나는 집에서 나온 지 36시간 만에 나이로비 조모 케냐타 공항에 도착했다.
참 멀다. 공항을 벗어나 밖으로 나설 때 찌는 듯이 덥고, 땀이 주르륵 흐르는 우리네 한 여름의 날씨를 생각했다.
그래도 아프리카인데,
많이 더울 거야~
웬걸?
'더운 나라'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처음 접한 케냐의 날씨는 오히려 선선하고 하늘은 맑고 파랗기만 하다.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 정도?
와~~ 날씨 좋다.
한국은 엄청 더울 텐데~~
나이로비 (Nairobi)
케냐의 수도이며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차가운 물'을 의미한다.
여행서에 보면 도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수많은 현대적인 건물들과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듯이 번화가에는 높고 멋진 빌딩들이 밀집되어 있다.
호텔로 들어가는 동안 창밖으로 보인 나이로비 거리는 번화가에서 약간 외곽지로 빠진다.
낡은 빌딩들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길가는 보따리장수와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 어디론가 바삐 가는 사람들이 혼재되어 정신이 없다.
건물 앞에는 사설 경비원이 실제 총을 지니고 있었고, 상점들의 모든 문은 쇠창살로 막은 후
물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작은 문을 이용하였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도 별반 다를 바 없이 사설 경비원이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호텔에 짐을 정리하니 저녁 8시가 되었고 간단히 저녁을 먹으러 구내식당을 찾았다.
금액을 지불하고 받은 접시에 먹고 싶은 것을 담아먹는 간이 뷔페식이었고, 우리네 식감과 같은 밥과 감자, 생선과 몇 가지의 익힌 야채가 전부이다.
시장이 반찬이라 했던가? 음식은 보기와는 다른 게 맛있었다.
원래 맛있는 음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는 맛이었다.
튀긴 생선에 밥을 먹자니 시원한 맥주 생각이 저절로 난다.
투스커!! 노란 마크에 코끼리 그림이 인상적인 케냐 맥주이다.
음식과 함께하는 맥주가 있으니 피곤한 오늘이라도 즐거운 저녁이 될 것이다.
어라? 맛있네?!
호텔 밖이 너무나 궁금했다.
식사를 마친 후 호텔 문을 나서려는 순간!
사설 경비원이 안전을 위해 나가는 것을 만류했다. 근처에 물을 사러 간다는 알고도 남을 거짓말을 하고 호텔을 나가려 했으나, 경비원은 우리에게 상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더니 호텔 문을 열고 우리가 상점에 잘 가고 있는지를 한참 동안 주시한 후에야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살짝 무섭다...
내가 여행을 과연 잘 온 걸까?
기대감이 부불어 우선은 호텔 문을 나섰지만, 몇 분 되지 않아 호텔로 돌아가고 싶어 졌다.
거리는 약한 불빛의 가로등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어둑한 배경으로 검은 피부색의 사람들이 바쁘게 걸어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생소했다.
또한, 호텔 근처에 버스터미널은 말이 터미널이지 건물은 없고 버스와 호객꾼만 있다.
야간에 떠나는 버스에 모객을 위해 호객꾼은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면서 다가간다.
검은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 속에 황색 피부를 가진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을 그 사람들도 구경을 하는 듯
우리가 오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호텔의 경비원도 저녁에는 나가지 말라고 한 것이 마음 한쪽에 계속 남아서 인지 모든 분위기가 으스스하여 호텔로 바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보는 풍경과는 색다르니 생소하다 못해 약간 무섭기까지 했다.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인데
무섭기만 하려고?!
검은 대륙의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