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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Aug 29. 2020

[day 28&29] 흐린 날씨의 스위스를 즐기는 법

라우터브루넨의 트뤼 멜 바흐 폭포 & 스위스의 대자연

스위스로 넘어가는 비행기를 아침 일찍 타야 했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서 숙소를 나섰다. 테르미니 역에서 레오나르도다빈치 공항까지 이동하는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를 타고 갔다. 30분 만에 공항에 도착하는 고속철도인데 기차의 컨디션은 그간 유럽에서 탔던 기차 중 매우 좋은 편에 속했던 기억이 난다.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를 타고 내린 피곤한 우리의 모습


기차역에서 공항까지는 꽤 이동 거리가 길었다. 뿐만 아니라 공항도 꽤 큰 규모였기 때문에 비행기 시간보다 다소 여유 있게 도착하도록 일정을 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우리는 이탈리아에서 유럽에서 산 물건들의 텍스 리펀을 받아야 해서 좀 더 일찍 서둘러서 움직였다. 공항 내부에는 이탈리아의 여러 특산품인 올리브 오일, 발사믹 식초, 레몬 술, 초콜릿, 커피 등 다양한 기념품을 살 수 있었다. 가격도 공항이라고 대단히 비싼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새벽같이 출발했던 터라, 비행기를 타고 스위스에 도착하기까지 깜빡 자느라 정신이 없었다.


스위스 공항에 도착해서는 스위스는 유로화를 사용할 수 없어서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할 수 있는 환전소를 찾아서 여기저기 찾아다녔다.


취리히 공항 내부


환전을 하고 나서는 렌터카를 찾기 위해서 렌터카 업체의 위치를 찾아 또 한참을 돌아다녔음. 유럽여행 중에 스위스에서 유일하게 완전하게 커버되는 슈퍼 커버(?) 보험을 못 들었다. 비용이 너무 비싸서 부분 커버 보험을 들었는데 대여해준 차에 스크레치가 나있어서 이 부분을 직원에게 사전 확인받느라 공항에서 시간을 좀 썼다.  여차 저차 해서 차를 찾은 뒤에 취리히 공항에서 우리의 숙소가 있는 베른으로 이동했다. 약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스위스는 날씨가 전부인 나라인데.. 우리가 여행하는 내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남편이 크게 실망하는 걸 보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실제로 운전하면서 경치를 보니 남편이 왜 실망했는지 이해했다.  구름에 가려서 대부분의 경치가 잘 안 보이는 상황 ㅋㅋㅋ


숙소로 가는 길에 경치로 유명한 리기산이 있다고 하길래 리기산의 전망대? 같은 곳을 찾아가 보려고 했는데... 정말 ㅋㅋ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치에 ㅋㅋ 가다가 적당히 구경하고(?)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안갯속의 나.
구름이 자욱하게 내려앉은 들판과 들판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양? 소?
참담한 심정의 우리의 모습.


뭔가 경치를 조금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깔끔하게 무너뜨려준 날씨였다. 숙소로 가는 길도 앞이 잘 안 보이는 수준의 안개를 헤치고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가파른 산길 + 안개 콤보로 남편이 운전하느라 꽤 고생했던 날. 새벽같이 일어나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느라 남편도 나도 모두 피곤해서 이 날은 저녁을 먹고 바로 잠들었다.


둘째 날 아침 숙소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스위스의 둘째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깥 풍경을 확인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꼭 구름 위에 있는 것 같은 풍경.. 당연히 경치가 거의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ㅋㅋ 물론 구름이 자욱하게 깔린 산맥도 그 나름대로 멋있기는 했다!  남편과 아침을 먹으면서 어디를 가면 좋을까, 이 날씨에도 볼만한 곳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트뤼 멜 바흐 폭포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라우터브루넨이라는 동네에 있는 트뤼 멜 바흐 폭포. 천둥 같은 소리가 나서 천둥 폭포라는 별명도 있다고 하던데 사실 큰 기대 없이 방문했었다.

트뤼 멜 바흐 폭포 입구 :)

트뤼 멜 바흐 폭포는 일정 높이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편하게 올라가서 관람할 수 있었다. 물론 엘리베이터 도착점에서도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구간이 있지만 크게 가파르거나 힘들지 않았다. 실제로 본 폭포는 사진이나 영상보다 훨씬 더 멋있었다. 일단 빙하가 녹아서 내려오는 폭포수의 양이 엄청나서 소리가 진짜 엄청나다. 물줄기가 정말 크고, 빠르고 폭포 소리가 진짜 웅장해서 실제로 보면 감탄사가 계속 나온다.  


진심의 따봉을 날리고 있음.
진짜 천둥같이 큰 소리를 내면서 물이 흘러내려간다.
바위를 굽이굽이 뚫으면서 내려가는 빙하수


암벽으로 둘러싸인 동굴폭포를 지나면 내려오는 산책로가 있는데, 이 산책로는 외부로 이어지는 폭포 줄기를 따라서 만들어져 있다. 주변을 수놓은 대자연의 풍경들을 가로지르면서 폭포수가 내려가는데 그 모습이 실제로 보면 꽤 볼만하고, 멋있다.  

오랜 시간 흐른 물줄기 때문에 바위가 깎여내려 가서 만들어진 풍경.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안개가 끼어서 맑은 날씨의 경치를 보지는 못했지만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이 스위스는 스위스였다. 흐린 날씨와 안개가 끼었어도 알프스 산맥을 품은 대자연의 모습은 충분히 멋있었다.  


바위산과 들판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

산책로를 따라서 계단을 내려가는 내내 가을 단풍과 알프스 산맥의 바위산, 푸른 들판들이 수놓은 멋진 자연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폭포가 끝나는 가장 아래쪽 부분에서는 빙하수가 계곡처럼 흘러가는데, 에메랄드 빛 빙하수가 색색깔의 단풍나무들로 이루어진 멋진 산새를 가로질러서 내려가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경치가 너무 좋아서 인증숏을 남겼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편하게 돌아다니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이날 트뤼 멜 바흐 폭포 한 군데만 방문하고 근처를 드라이브하면서 돌아다녔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어느 정도 규모 있는 마트를 찾아서 장을 보고 물건을 구경하면서 저녁거리를 샀다. (우리가 방문한 스위스 마트는 미그로스!) 은근히 스위스 마트 구경하는 게 재미있었는데! ㅠㅠ 마트 내부사진은 거의 못 찍었다. 일단 배가 너무 고팠고, 물건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어서ㅠㅠㅠ  아쉽다. 언젠가 또 여행을 가게 된다면 마트 사진을 많이 찍어놔야지!


레토르트 퐁듀, 레토르트 카레, 소시지, 고기, 빵, 와인, 맥주 등을 사서 먹은 조촐한 저녁식사. 생각보다 레토르트 퐁듀의 맛은 나쁘지 않았다. 워낙 스위스 퐁듀가 맛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쫄았었는데 ㅋ 기대했던 것만큼 맛없지(?) 않았다. 이렇게 오손도손 저녁을 차려먹으면서 스위스의 둘째 날도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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