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로 인해 몸과 마음이 크게 진동하면
그 울림은 몸이라는 공간의 구석 구석에 기억된다.
그렇게 한 번 기억된 울림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다 그 울림을 주었던 누군가가 다시 나타나면
몸은 내 의식의 속도를 넘어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실에 묶인 것처럼
서로에게 반응하고 공명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시공을 초월한 인간의 공명이 바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인연은 우연히 일어난 것 같은 특별한 사건들을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필연의 일들로 만들어낸다.
어쩌면 우리들의 일상은 수많은 인연들이 벌이고 있는 공명의 장일수도 있다.
다만 내 몸이 그 미세한 울림을 모르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신기율의 '직관하면 보인다' 중에서
'인연' 에 대한 정의가 이렇듯 감동스러운 언어로 표현될 수 있구나 싶다.
떨림...공명... 울림....
항상 깨어 있으라는 짧은 한 마디가 가장 큰 울림이다
모든것이 깨어 있음으로 인지하고
그것에 의해 내 마음과 뇌가 그리는 그림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듯 하다.
나의 인연....그 속의 씨줄과 날줄을 헤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