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여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고 생각한 오늘
고기 먹방에 요새 한창 빠져 있는 남편.
특히 소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 2021년 마지막 날, 집 근처 소고기 집에 갔다. 원래 가려고 했던 소갈빗살 집이 그날 문을 안 열어 옆에 있는 우삼겹 집으로. 등심과 채끝을 선택했다. 올 한 해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을 이야기하며 고기를 먹었다. 그러다 문득, '지금 참 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정감 있어. 굉장히'
남편과 밖에서 밥을 먹을 때 그런 기분을 종종 느낀다. 함께 살기 전에도 식당에서 밥을 먹었고 그때도 편했다. 그러나 지금의 편한 느낌과 그때의 편한 느낌은 세계가 좀 다르다.
지금의 편함은 안정감을 동반한다. 이 안정감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밥을 먹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같은 집으로 함께 한다는 것에서 오는 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 지금의 이 즐거움을 집까지 함께 갖고 갈 수 있다. 집에 가서 "좋은 저녁이었어." 얘기를 나누고 같이 TV를 보고 쉴 수 있다. 같이 맛있는 것을 먹으며 느낀 재미, 즐거움, 행복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 여기서 안정감을 느끼는 게 아닐까.
여행도 마찬가지다. 함께 여행을 하고 함께 집에 돌아온다. 여독 있는 몸으로 같이 정리를 하고 같이 쉰다. 여행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을 한동안 이야기한다. 여행기가 나눠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같은 집에 돌아오게 되고 나서부터는 여행이 끝나는 게 훨씬 덜 아쉬웠다. 그곳을 떠나는 건 아쉽지만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계속 남편과 함께하니 괜찮은 것이다.
이렇게 보니 내가 참 의존적인 사람인 것 같다. 어떤 부분에 의존하는지는 모르겠다. 무언가를 계속 함께 해주는 존재에 의존하는 걸까. 함께하다 혼자 있게 되면 그 빈자리의 허전함을 잘 견디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