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둘만의 세상에 살고 있다.
누군가와의 연락과 만남이 힘들다고 느낀 오늘
알고 지내는 동생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연락이 끊기지 않은 몇 안 되는 지인 중 한 명으로, 오래전 함께 일한 후 간간이 연락하고 지내는 친한 동생이다.
동생은 너무 연락을 안 하고 지내는 것 아니냐며 형부 다리 아픈 건 괜찮아졌는지부터 물어왔다. 기억하고 물어봐줘서 고마웠다. 동생은 올해 얼굴 한 번 보자고 했다. 코로나를 이유로 미루다간 평생 못 볼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올해는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천천히 보자고 대답했다. 그 애는 그러다 또 못 본다고 했지만 나는, "아니야, 볼 수 있어"라고 말했다.
뭐가 문제인지,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연락이 반갑지 않다. 물론 고맙다. 먼저 연락을 주고 얼굴을 보자고 하는 건 정말 고맙다. 그런데도 연락이 오고 그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힘들다. 그 동생은, 그래도 친해서, 날 좀 풀리면 볼까 했지만 막상 만나러 나갈 생각을 하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왔다. 왜 이러지.
다행인 건 남편도 비슷하다는 거다. 남편은 지인들의 전화를 받지 않을 때가 있다. 가끔 오는 전화인데 그냥 울리게 둔다. 그리 얘기 나누고 싶지도 않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둘이 논다. 남편은 게임을 하고 난 책을 읽고, 함께 시장을 가거나 마트에 가고, 카페도 둘이 가고 자전거도 둘이 타고. 둘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가게를 정리하고 시간이 지나면 나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요즘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이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