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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란 Nov 30. 2022

북유럽 ‘죽’의 재해석

북유럽 죽집 GRØD


따뜻한 음식이 생각나는 계절


따뜻한 음식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따뜻함을 느낄 수가 있다. 뜨끈뜨끈한 국물과 후후 불어가며 먹는 음식이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늦가을의 소리 없이 몰래 내리는 비는 오래된 도시의 패블 길을 적시고 따뜻한 온기가 있는 실내로 발길을 재촉한다.


예전에 친구 한 명을 소개해 준 북유럽의 죽집을 다녀왔던 적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니 그 따뜻함과 아늑함이 다시 생각났다. 내가 알고 있던 죽을 북유럽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반가웠다. 멋진 죽 한 그릇을 먹으러 길을 나선다.


알고 보면 죽은 가까이에 있다.


죽이라는 음식은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이다. 서양에서도 보면 이탈리아의 리소토(Risotto)도 죽의 일종이다. 곡물을 야채나 고기 등의 재료를 넣고 오랫동안 천천히 쑨 음식들이다.


북유럽에도 우리가 먹는 죽과 비슷한 음식이 있다. 보통은 귀리로 만들어먹는 하오고올(Havregrød)이라는 음식이 있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에 먹는 흰쌀로 만든 리슨고올(Risengrød)이다. 이 죽들은 이것에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음식들이다.


크리스마스 만찬을 먹었을 때 풍미가 깊은 리슨알라망 (Risalamande)을 먹고 나서 맛있어서 놀란적이 있다. 흰쌀에 우유를 넣고 약한 불로 다진 아몬드를 넣어서 만든다. 아몬드와 우유의 고소함이 최상의 조합이다. 그 하얀색 위에 빨간색의 체리 소스를 곁들여 색감과 맛을 높인다. 더 풍부함 풍미를 위해 보통 하루 전에 조리를 다음날 차게 해서 먹는다. 크리스마스 저녁 식탁의 배부른 사람들이 거절할 수 없는 근사한 죽 디저트가 완성된다.

크리스마트에 먹는 디저트 죽 리스알라망 (Risalamande)


덴마크 죽 전문점 Grød

죽이라는 음식에 약간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죽’이라는 음식이 하나의 독립된 근사한 음식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덴마크 사람들이 죽을 먹으러 레스토랑으로 나 올지도 솔직히 궁금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죽을 맛보고 그 생각들은 모두 사라졌다. 중국식 죽인 콘지(Congee) 흰쌀 죽들의 메뉴들을 구성했고 덴마크의 하오고올(Havregrød)에 건강한 식재료들을 더했다. 북유럽의 죽의 재해석. 죽이 참 건강하면서 힙한 음식이 될 수 있구나 하고 놀랐다.


크리스마스 맛이 나는 애플 글룩(Gløgg)


북유럽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이 마시는 음료가 있다. 보통은 향신료와 견과류를 와인과 함께 넣어 끓여 마시는 글룩(Gløgg)이다. 추위를 녹이는 따뜻한 글룩 한잔은 크리스마스 맛으로 가득하다. 이 애플 사이다에 화이트 와인을 넣어 끌여낸 애플글룩이 눈에 들어왔다. 상큼한 사과향과 크리스마스 맛은 죽을 기다리는 동안 입속을 즐겁해한다. 선명한 색깔의 오렌지 한 조각과 팔각 향신료 스타아니스(Stjerneanis)가 반짝반짝 따뜻한 입구에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죽의 이유 있는 변신


내가 먹어 봤던 한국의 죽은 모든 재료를 한 솥에 쑤어 낸 것이었다면 이곳의 죽은 바닥에 죽을 깔고 견과류와 야채를 토핑으로 올려 부드러움과 아삭함 두 토끼를 잡았다. 간혹 심심해질 수 있는 죽에 한껏 여러 가지 식감과 건강한을 올려놓았다.

북유럽에서 먹는 따뜻한 죽 한 그릇에 마음도 따뜻해지며 다시 힘을 힘을 얻는 느낌이었다.





아늑하고 따뜻했던 덴마크 죽집의 식탁 이야기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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