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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나 Sep 14. 2024

[경제] 그냥 하지 말라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도서명  : 그냥 하지 말라
글 : 송길영
출판사 : 북스톤
출판 연도 : 2021.10.05
별점 : ★★★★
난이도 :  쉬움
내 맘대로 한 줄 발제 :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책을 읽고 나서-

 출간된 지 시간이 좀 지나서 그런지 대출 가능한 도서이길래 충동적으로 들고 왔다. 스마트 도서관은 지하철역에 자판기처럼 되어 있어서 접근성이 좋지만 막상 볼만한 책이 잘 없는 게 너무 아쉽다. 인기 있는 책은 항상 바로바로 빌려 가서 그런지 수시로 자판기를 확인해야 한다. 

 책보다는 송길영 저자님을 먼저 알고 있어서 호기심에 선택했다. 우연한 기회에 강연을 들을 수 있었는데 데이터를 읽고 해석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앞서서 세상을 알게 될 수 있는 점이 너무 흥미로웠다. 다만 그 데이터를 접근하는 게 쉽지 않고 데이터를 보더라도 그게 실질적으로 내용이 있는 의미로 해석하는 게 스스로의 생각과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책은 3주간 빌려 볼 수 있는데 막상 3주간 보지 않고 방치하다가 반납일 직전에야 완독 할 수가 있었다. 몇 페이지 넘어가면 술술 넘어가는데 처음 몇 페이지가 이상하게 읽어지지가 않았다. 다행히 한 번 책에 들어가면 내용이 어렵지 않아 술술 넘기며 읽을 수 있다. 

 그냥 하지 말라. 제목은 듣기 좋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사실 그래하지 말아 그냥 있으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이 책을 고른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냥" 하지 말라. 

 생각 없이 그냥 하지 말라. 제발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서 해라. 사람이어서 기계와 달리할 수 있는 게 뭔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실행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이야기. 

 이 책에서는 기계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으로 사람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생각과 상상력은 사람의 영역인 줄 알았는데 AI가 열심히 변형도 하고 그럴듯하게 지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 AI는 미친 듯이 학습하고 개선되고 있는 듯 보인다. 사람도 그렇게 학습하고 더 나아가고 있는 중인가? 내가 생각하고 글 쓰는 이런 건 사람인 내가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AI에게 블로그 주인자리를 주면 나보다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I에게 MBTI나 취미, 전공 등 초기 스탯을 설정해 주고 어떤 분야의 포스팅을 일정한 주기로 작성해.라고 지시를 하면 알아서 블로그를 운영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아니 AI는 스스로 학습을 통해 블로그 목적에 맞는 최적의 설정을 스스로 부여해서 스스로 커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글 쓰는 건 인간 영역인 줄 알았는데 그러면 사람이 기계와 다르게 할 수 있는 건 어떤 걸까.

 당연한 말이지만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 

 이러이러한 세상으로 바뀌고 있고 지금 팬데믹 시기가 지나면서 변화가 더 급속화되었기 때문에 그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 그냥 적응만 하고 기계의 부속이 될 것인가. 오리지널리티가 될 것인가. 갑자기 예전에 읽은 고전 '멋진 신세계'가 생각이 났다. 모든 인간이 태어나기 전부터 할 일이 정해져 있어서 그 이상의 자기 계발도 필요 없고 할 수 있는 일보다 더 욕심을 부릴 필요도 없고 욕심도 나지 않는다. 그 책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만 성장할 수 있게 세팅되어 있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멋진 신세계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욕심이 난다. 

한계는 누가 정하는 걸까. 
 
 영화 '가타카'는 중학교 때 본 영화지만 아직도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한계가 없을 거라고 갖기 못할 거에 욕심을 부리면 그건 또 그대로 스트레스와 자기 비하로 쌓이지는 않을까 불안하기도 하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아마도 나름대로 충분히 만족스럽게 살고 있는데 더 욕심내다가 다 망치지는 않을까. 내가 무언가 더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이 정도에서 머물러야 하는 사람인지 가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겠지.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를 처음 할 때는 엉뚱한 어른이 되었지만 가이드를 한번 보고 난 뒤에는 대충 막 해도 결국 프린세스가 되던데, 그런 가이드로 만든 내가 진짜 나일까. 하지만 역시 그런 가이드가 있다면 편할 텐데. 선택의 순간마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드래곤 라자'의 테페리가 나와 함께 하길 얼마나 바랐던가.

 결국 이 책은 답을 주는 게 아니라 더 고민하고 생각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 고민하는 거 생각하는 거 진짜 잘하는데 이게 생산적인 건지 모르겠다. 약간 몽상가 쪽인데. 오히려 나한테는 생각고만 하고 실행하라!라는  조언이 더 필요한 상태인 것 같은데 이 책은 무작정 행동하고 실패하지 말고 충분히 고민하고 숙고한 다음 움직이라고 한다. 충분히가 몇 분 몇 초 어디까지인지 얼마만큼 자세히인지 누가 나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 AI 혼자 뚜딱뚜딱 학습해서 알아내겠지.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목차-

1부 기시감 : 당겨진 미래
2부 변화 : 가치관의 액상화
3부 적응 : 생각의 현행화
4부 성장 : 삶의 주도권을 꿈꾸다



 -책 속 내용-

100. 시스템이 바뀌어도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같은 변화 앞에서도 사람마다 수용성이 다릅니다. 서로의 욕망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환경 변화가 상수라면 우리의 욕망은 변수가 되기 때문에 같은 변화라도 그 결과는 각기 다른 양태로 나오는 것입니다.

110. 그만큼의 시간을 축적하지 못하면 나의 전문성을 설명하기 어렵게 사회가 바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 지금은 세계화, 플랫폼화되었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작은 일을 하더라고 그만큼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경쟁이 어렵습니다. 요구받는 역량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입니다.

112. 관성이 있으면 실행하면 되는데, 이제는 관성이 무너졌으므로 실행하기 전에 생각을 해야 합니다.

125. 변화는 중립적 이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습니다. 내가 준비했으면 기회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될 뿐입니다.

204. 인간인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

220. 누군가의 선택을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에는 '내 것'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내가 했던 역할은 거대한 톱니바퀴의 한 파트였어요. 내 역할이 없지는 않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로 대체될 수 있었죠. 분업 구조여서 내 역할이 제한적이거든요.

235.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 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첫째, 직접 하셔야 하고요.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247. 앞서 '인간인 나는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그 답이 기술이 아닌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오리지널리티, 저작권을 가져야지 기술이나 기예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창시자가 돼야 해요

265. 고민의 총량이란 내가 했던 시도의 총합이므로, 내 전문성 및 숙고의 결과를 파는 것입니다. 이는 시간의 축적도 있지만 이해와 지식의 총합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해박함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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