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가야, 쭈쭈는 쭈쭈 나라로 돌아간대.
2010년대 초반, 우리는 네이버로 아이를 키웠다.(브런치가 있긴 전이니 브런치 팀님 이해해주실 거죠? 그리고 지금은 브런치가 엄마를 키우고 있습니다.) 물론 육아책도 많이 읽었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육아 관련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에는 검색이 최고였다. 아이가 자는 시간 스마트폰을 부여잡고, 국민 육아 용품을 검색하고, 다른 아이는 어떻게 자라고 있나 살피며 육아 선배 블로거님들의 단비 같은 육아 노하우를 받아 아이를 키웠다. 다른 육아 블로거들에게 받은 은혜가 너무 고마워서 나 또한 육아 블로거를 하며 다른 분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는 시대였다. 그 시절 우리는 대부분 블로거였을 것이다.
젖병을 쓰는 것보다 편하기도 하고 아이에게 좋다고 하여 일 년째 모유수유를 하고 있었다. 완모라고는 할 수 없다. 중간에 복직을 하면서 출근해서 나오는 모유는 짜서 버리고(집까지 깨끗하게 보관해 가져올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침저녁으로만 직접 수유를 했으니 말이다. 다행히 아이는 적응을 잘해주어 직접 수유와 분유 수유를 모두 해 주었다. 그렇지만 아이가 엄마와 함께 있을 때는 항상 직접 수유를 했다.
아이의 돌 즈음이었다. 돌잔치를 준비하며 오랜만에 전문 메이크업도 받고 예쁜 옷을 입을 생각에 신이 났다. 다른 돌잔치 준비도 바빴지만 가장 설렌 것은 돌잔치용 의상을 대여하는 사이트 구경이었다. 그러다 생각이 들었다. 돌잔치용 예쁜 의상은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돌잔치를 앞두고 과감하게 단유 하기로 맘먹었다. 원래 1년 모유수유가 목표였기에 시기도 아주 좋았다. 검색을 했다.
'단.유. 방.법.'
한 블로그에 너무 웃긴 이야기가 있었다. 대략 9년 전이라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이에게 마지막 수유를 하고 가슴에 반창고를 붙이고
"쭈쭈는 쭈쭈 나라로 갔어."
라고 말하는 방법이었다. 읽고는 이게 뭐야 하면서 너무 웃겼는데, 그냥 다른 방법을 모르니 그대로 따라 했다.
마지막 수유를 하면서
"아가야, 쭈쭈는 이제 쭈쭈 나라로 돌아갈 거야. 안녕 인사해 줘."
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가 보지 않는 곳에서 반창고를 붙이고 돌아와
"쭈쭈는 쭈쭈 나라로 갔어."
고 했다.
아이가 한참을 울었다.
그러고 달랜 후에 아이는 더 이상 쭈쭈를 찾지 않았다. 원래는 엄마가 있을 때는 젖병을 거부하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엄마가 젖병으로 분유를 줘도 잘 먹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인가. 정말 이게 될까, 당연히 안 되겠지,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니까... 하면서 해본 방법으로 단유를 한번에 성공하다니... 참으로, 육아의 세계는 신비하고 오묘하다.
아, 그렇다고 모든 검색으로 육아가 성공한 건 아니다. 책도 보고 검색도 열심히 한 수면교육은 대실패를 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