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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Sep 12. 2024

이런 사람, 저런 사람

관계란 쉽지 않지만 배울 것 투성인 것. 



나를 힘들게 하던 그들이다. 명. 명이 꿈에 나왔다. 그리고 옆에는 시절에는 몰랐지만, 지금 나와 많은 공유하는 친구가 있었다. 

연락이 왔다. 갑자기 만나잖다. 자기들이 말하는 곳으로 오랬다. 그 시각, 나는 친구 N과 만나는 중이었고, 저녁 전에 헤어질 계획이기는 했지만 N과 헤어진다고 해서 그들을 만나러 가고 싶지는 않았다. 맘 편히 한참 웃고 떠들며 놀던 중, 심장이 조여 오기 시작했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거절하지 못한 그들이 오라는 곳으로 채비를 했다. N과 조금 일찍 헤어졌다. 도착한 곳은 어디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장소였다. N과 아쉽게 헤어진 그들이 부르는 곳으로 갔다. 그리곤 무슨 대화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들을 따라 길을 걷시작했다. 복잡한 시장길, 다닥다닥 붙은 상점, 시끄러운 소리들, 좁은 골목길을 걸어가는 동안 발에 걸리적거리는 무언가를 지나쳤고, 나를 성가시게 하는 것들을 스쳐야 했다. 

꿈꾸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아, 니들은 여전히 나를 힘들게 하네."였다. 꿈에서 시각은 새벽 4시, 눈을 말똥 하게 뜨고 몸을 일으키지 못한 꿈벅거리다가 다시 잠에 들었다. 다시 눈을 감고 싶지 않아 일어나려고 애썼지만, 전날 너무 늦게 탓에 시간은 자야 했다. 다른 스케줄을 위해. 

벌써 년이 훌쩍이다. 아니, 십 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종종 나는 이런 꿈을 꿔왔다. 매우 오랜만에 꿈에 그들이 나왔다. 매우 또렷하게 마주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가는 건 인생의 순리다.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고, 순조로울 때도 있다.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때와 시기, 적재적소에서 맺어지는 관계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해서 일어나는 일도, 거부한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일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물론 더 깊은 관계를 이어갈지 말지는 나의 마음과 행동에 달려있지만, 우리가 앞 일을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관계도 그러하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관계를 배운다.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 

책으로도 배우고 생각하지만, 직접 겪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옆에서 누군가를 보며 그 사람은 어떻게 관계를 맺어나가는 지도 관찰해 본다. 관계에 노련한 사람을 본다.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면서도 무례하지 않은 사람, 거절하지만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대처하는 사람, 친철함과 상냥함으로 상대를 대하는 사람,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노력하게 대처하는 사람과 같이 다양한 사람을 본다. 좋은 케이스 말고도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도 만나게 된다. 그럼 반면교사 삼고 나는 그렇지 않은지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며칠 전에도 일 때문에 누군가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셋이 만났는데, 혼자 계속해서 동의하지 못한 채로 자신의 생각만을 주장하고 모임을 끝낼 때까지도 나와 다른 한 사람이 그 사람의 기분과 태도를 보며 눈치 보게 만들었다.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받아들여질 때까지 수긍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내 안에서 불쾌감이 점점 차올랐다. 상식적이지 않고, 고집 세다고 느꼈다. 그런 상황을 만나면 나는 그냥 맞춰주고 말기도 하는데, 그렇게 마무리 짓는 동안 나에게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했다. 속으로는 "지만 잘났나? 대체 뭘 얼마큼 배웠길래 저럴까, 과거가 궁금한데?"라는 생각까지 했으면서 말이다. 암튼 관계는 쉽지 않다. 


그나저나, 꿈꾼 후 하루를 보내면서 이따금씩 그 장면과 느낌이 떠오를 때마다 당장해야 될 일을 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도 벅찬데 도대체 머릿속은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 비집고 들어오는 오만가지 생각이 신기하기만 하다. 


덕분에 내가 편안하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떠올렸다. 수시로 대화했다.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관계를 생각해 봤다. 지나간 인연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인연과 만남을 기대하고 즐거워하는 삶이 보다 더 낫다는 이미 내린 결론에 도장을 찍었다.


누구인들 안 그럴까, 힘들게 하는 사람과 굳이 할 필요 없지 않을까. 인생 행복하게만 살아도 짧은데 말이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때로는 겪어야만 서로에게 성장이 되는 관계가 있다면 그 시간을 통해 감내하고 배워나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오늘도 나에게 "니 드레스 참 이쁘다. 어디서 샀니?"가 아닌 "니 드레스 참 이쁘다. 그거 나 주고 너 새로 사 입어!"라고 말하는 농담 아닌 농담을 들으며 어이없는 실소를 터뜨려본다. 

그래.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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