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도 글도 짧게 쓰면 된다.

쓰기 싫은 날.

by 글로다짓기 최주선

4월 24일 목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쓰다 지우고, 쓰다 넣어두고, 쓰다 접어두고, 쓰다......

그렇게 쌓인 글을 다시 하나씩 펼치려는데 왜 용기가 필요한 걸까.

그래서 그냥 접어두고 넣어둔 거 그대로 두고

새로 끼적여 본다.


혼자만의 공간에 생각을 풀어내다가 약간의 정제가 필요해서 이렇게 이 공간에 또 끼적여보기로 한다.



4월 25일 금


오늘의 생각은

스위치 ON!!


관계와 일과 꿈과 비전과 나의 신앙 그리고 나에 대한 모든 스위치 온!




4월 26일 토


공공장소 개념은 밥 말아 먹었나.


오른쪽 금발머리 여자는 30분 넘게 스피커 폰으로 쨍쨍거리게 화상 통화한다.

왼쪽 갈색머리 남자는 긴 다리를 내놓고 사리를 사정없이 30분 동안 떨고 있다 못해 가려워 긁는다.


그들의 자유,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 룰,

그러나 보이는 룰과 양심이라는 건 있지 않나 자꾸만 생각이 든다.


익스큐즈미 하고 싶은데

차마 그럴 용기는 안난다.

그냥 참아 보기로 하다가

아무리 내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기로 해본다.

다시 사정없이 교차 반복하는 남자의 다리 떨림이 내 신경을 박박 긁는다.

참다 못해 글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를 외쳐 본다.


나는 타인을 고려하지 않은 채 행동한 적은 없는지

공공 장소에서 눈쌀 찌뿌릴 만한 행동을 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본다.


여전히 마음은

여자가 전화기 넘어 있는 사람에게 전하는 그 "쏘리 어바웃 댓"이 나에게 하는 말이었으면 좋겠다.




전부 쓰다 말다 저장해둔 글들.

그냥 짧으면 어떤가

문장도 짧게,

글도 짧게,


매일 쓴다. 일기장에.

오랜만에 공개된 곳에 글을 투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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