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높이고 싶을 땐.

리빌딩라이프(rebuildinglife)

by 글로다짓기 최주선

아침 5시 알람이 울린다. 손으로 알람을 눌러 끄고, 몸을 돌려 엎드렸다. 뒤로 뒤로 기어 나오면 일어나 지는데, 그 뒤로 뒤로 낮은 포복 세 걸음이 무척 무겁다. 또다시 알람이 울린다. 끄고 정신을 차리니 5시 50분이다. 오늘도 5시에 못 일어났다.


요즘 아침 6시면 밖으로 나가서 슬로 조깅을 한다. 첫 시작 달리기 평균 페이스 7.7, 느리다. 8주 플랜으로 달리기를 하는데, 내 목표는 딱 두 가지다. 하나는 8주 완주하는 동안 페이스를 5km대 속도로 만드는 것이고 시간도 25분에서 40분까지 늘리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운동을 지속해서 에너지를 끌어올려 덜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다. 체중감량의 목표도 있지만, 그건 그다음이다. 어쩌면 동시에 저절로 체중감량이 함께 되리란 기대도 해본다.

요즘 SNS에 보니 몸에 염증이 있으면 달리기를 해도 살 빠지지 않는다며, 염증 관리, 대사 관리를 하라는 콘텐츠가 올라오던데 꾸준히 운동하고 좀 더 클린 하게 먹으려고 하면 알아서 관리가 될 것 같은 기대도 있다. 뭐든 똑똑하게 해야 하는데 뭐 준비하고 완벽하게 하고서는 할 수가 없어서 그냥 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날은 혼자 달린다. 가끔 남편을 깨워서 같이 달리는데, 30분 후면 어차피 일어나야 하지만, 일부러 안 깨울 때도 있고, 혼자 나가고 싶어서 소리 없이 나가기도 한다.

오늘 아침은 남편을 깨웠다. 요즘 본인이 하는 운동 루틴이 있어 주로 저녁에 태블릿을 켜서 운동한다. 가만 보니, 매일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 같은데 소리가 요란하다. 아침에 일어날 때 힘들 만도 하다 싶다. 여하튼, 크리스마스 아침, 달리기를 하는데 같이 할까 싶어 남편을 깨웠다.

딱 2마디. "나갈래? 뛸래?"

남편이 못 이기는 척 몸을 뒤척이다 벌떡 일어나서 따라 나왔다. 그렇게 둘이 같이 밖으로 나가 뛰었다. 런데이 앱 아저씨 해설과 음악에 맞추어 걷다가 뛰다를 반복한다.

이번 주 패턴은 2분 뛰고, 1분 걷기다. 2분 뛰기를 2번 반복했을 무렵 남편이 물었다.

"너무 느린 거 아냐? 나는 좀 더 스피드를 내야 될 것 같은데?"

나는 내 페이스 대로 뛰고 있었고, "슬로 러닝"에 맞게 천천히 속도를 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당신은 그럼 자기 페이스에 맞춰봐. 그래야 심박수도 올라가지 않을까? 220에서 자기 나이만큼 빼면 달리기 할 때 가장 좋은 심박수래. 나는 177이라던데? 지금 나는 최고 뛰어도 160도 안 나와. 그럼 나 더 빨리 뛰어야 되나?"


내 시계를 벗어 끼워주고 심박수를 재라고 했다. 1분 걷고, 2분 뛰기를 반복하며 남편이 먼저 나를 치고 나갔다. 진짜 내가 너무 느린가 싶어서 남편의 속도에 조금 맞춰 보려고 뛰자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몸의 기운이 머리 쪽으로 올라가는 느낌과 더불어 머리 옆 부분과 귀 부분까지 열기가 차올랐다.

"어, 따라 뛰다 보면 속도 좀 빨라질 거 같아. 내 추천 심박수 177 나올 수 있겠는데?"

그렇게 말하고 남은 시간을 걷고 뛰면서 남편이랑 종종 같이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혼자 아무 생각 없이 뛰는 것도 좋았는데, 스퍼트를 내기 위해서 가끔 남편이 있어야 될 것 같다.




사람들과 발맞추어 살아가보니, 종종 녹록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다. 뭣하러 다른 사람들의 속도를 따라가려고 하나, 꼭 그래야만 하나 싶은 생각도 많이 했다. 그게 싫어서 숨고 싶은 날도 많았다.

내 삶, 내 속도에 맞추어 살면 되는 건데 다른 사람 속도 쫓아가려니 가랑이가 찢어질 것만 같아 애타고 답답한 그런 심정이 있었다.

그러나, 가끔은 누군가가 강제로 내 멱살을 끌고 가주길 바랄 때가 있다. 계단 올라가는 게 버겁게 느껴질 때는 앞에서 확 잡고 끌어 주는 누군가가 있길 바랐다. 조금 더 속도를 내고 싶을 때는 조금 더 빨리 뛰는 누군가가 있으면 힘이 난다는 것도 느꼈다. 또한 좀 더 높이 올라가려면 점프 뛸 수 있는 도움닫기라도 필요하다. 그게 장치가 되는 프로그램이고, 같이 하는 사람이다. 꼭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나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이면 더 도움이 된다.


2025년을 마무리한다. 올해가 3일밖에 남지 않았다. 2026년이 온다는 게 실감 나질 않는다. 더군다나 더운 여름, 덜 더운 여름, 더 더운 여름만 있는 필리핀의 다바오에서 맞이할 새해는 어리둥절하다.

그래도 시간은 가고 나는 여기서 멈출 수 없어 계속해서 또 무언갈 기획하고, 계획한다. 잠시 주춤했던 시간을 딛고 다시 일어나 보려 한다.

혼자 그리고 함께 말이다.




함께 진한 독서를 하고 싶다면!

https://blog.naver.com/with3mom/224125654782



글로다짓기 평생회원 혜택 단 3일

https://blog.naver.com/with3mom/224125684250


2026년 1월 정규 과정 등록 - 12주 집중 출간 코스!

https://blog.naver.com/with3mom/224125702475






매거진의 이전글글감은 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