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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목련을 흔들던 날

by 로마

바람이 목련을 흔들 던 날



무심히 지나던

그 길에

어느 날인가

목련이 순백의 꽃을 피웠다.

바람이 목련을 흔들어

갓 피어난 꽃송이들이

속절없이 흔들리 운다.


오늘도

지나는 그 길에

어제와 같이

바람이 목련을

여전히 흔들고

활짝 핀 목련화가

거친 바람에 위태롭다.


바람이 돌풍을 몰아

꽃들을 쉼 없이 흔든다면

거친 흔들림에

점차 색을 잃어가는 목련은

희뽀얀 꽃잎을

이내

잃어버릴 것이다.


내일은

지나는 그 길에

바람이 잔잔해지길.

피어있는 시간이

얼마 허락되지 않은 목련이

순백의 색을 잃기 전

활짝 피어난 꽃송이들을

조금 더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람에게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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