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장을 보러 다녀왔다.
이번에 이사를 마치고 집을 옮겼지만 아직도 짐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혼자 천천히 해보려고 하지만 혼자 하려니 기운이 나지 않아서 나도 손을 놓아두었다.
(일상에는 무리가 없었기에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이번에 남편이 개인전을 위한 물품들을 보내 시간이 생겨 이번 주부터 짐 정리를 시작할 것 같다.
어제는 혼자 장을 보러 다녀왔다.
인도에 온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혼자 장을 보러 온 것은 처음이었다.
매번 남편의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에 가고 필요한 것은 남편을 통해서 사다 보니 혼자 갈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이 더 맞을 것이다.
그러다 저번에 ATM을 갈 겸 밍구 밥을 만들 닭을 사러 갈 겸 남편이 사두고 안 쓰고 있는 자전거를 타고 다녀와 봤다.
대화가 안 통하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그래도 이번에 다시 시작한 힌디 공부와 자주 가던 곳이라 그런지 주문을 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치킨 바이야의 '남편은 왜 같이 안 왔는지'에 대한 질문도 무사히 답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어제도 ATM을 갈 겸 밍구의 밥을 만들 닭을 사러 갈 겸 혼자 시장을 가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채소도 살 겸 좀 더 멀리 가보기로 했다.
가야 할 노선은 집 - ATM - 닭 집 - 시장 - 집
ATM에서 별일 없이 돈을 뽑고 나와 닭 집으로 향하니 안에서 바이야와 디디 그리고 빠차(아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
급하게 나오려는 바이야에게 "시장 갔다가 다시 올게요"라는 말을 남기고 시장을 먼저 가기로 했다.
시장에 가니 낮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매번 남편이 퇴근하고 왔던 시장은 북적거리고 거의 바이야들이 장을 보고 있었는데
낮 시간의 시장은 차분하고 저녁 시간 때 보다 많은 디디들을 볼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매번 가는 채소 가게로 가서 밍구를 먹일 채소 조금과 남편이 짜이를 마실 때 필요한 생강, 더운 여름을 지내가 위한 님부 파니의 레몬 몇 개를 구매했다.
남편과 함께 채소 가게를 오면 사용할 채소보다 더 많은 채소를 사고는 하는데(이번에도 토란 잎을 샀다가 만들 시간을 놓쳐서 버리고 말았다.) 이번에는 지금 필요한 것만 사서 평소보다 지출이 크지 않았다.
다음에도 남편을 빼고 와야겠다.
채소를 사고 다시 닭집으로 오면서 다음에 장을 보러 올 때는 꼭 백팩을 메고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장바구니를 메고 자전거 운전을 하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닭집!
바이야에게 닭 한 마리와 강아지 먹일 고기(거의 닭 간이나 똥집을 주신다.) 그리고 닭발을 달라고 했다.
아직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지 못하지만 대충 조합해서 이야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바이야.
덕분에 무사히 닭도 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음에는 진짜 백팩을 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