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달에 디자인 전문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백수가 된 지 일 년이 다 되어간다.
이번 연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을 거 같지만 흐지부지 벌써 2020년의 끝자락에 도착했다.
말도 안 돼.
올해는 진짜 내 인생 최악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기도 진짜 많이 울고 머리가 깨질 정도로 미래에 대한 고민과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냈던 거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나는 뭐를 하고 싶지?'
'나는 이런 거 하는 거 좋아하는데'
'이거를 하면 돈은 벌 수 있을까'
나 스스로도 질문을 많이 했지만,
항상 뼈를 때려주는 건 엄마였다.
'너는 대체 뭘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해서 돈을 벌 수 있나?'
'이제는 네가 돈을 벌어야지. 언제까지 먹여줄 순 없어..'
'엄마도 힘들다'
엄마가 물어보는 질문들은 하나하나 뼈를 때려
온몸이 아픈 기분이었다.
울기도 많이 울었지.
지금도 약간 목이 먹먹해온다. (눈물이 많은 타입)
경기도에 있는 전문대학교를 졸업하고
자취를 하면서 집이 너무 그리웠던 나는
'졸업하면 무조건 집으로 가야지'라고 생각했다.
아빠가 광고 쪽으로 디자인 일을 하고 있고 (자영업을 하신다)
부모님 모두 먼 곳에서 고생하는 거보다
집에서 밥 먹으며 아빠 일을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나도 2년 집 나가서 개고생 해보니
집이 좋구나를 뼈저리게 느낀 상태였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졸업하고 바로 본가로 내려왔다.
졸업하고 뭐할 거냐, 취업은 어떻게 할 거냐 물어볼 때
나는 아빠 가게에 갈 거 같다고 이야기하였고
다들 미래에 대해서 고민할 때 나는 별 고민이 없었다.
그리고 올해 4월 달쯤부터 아빠 가게로 첫 출근을 하였다.
아빠와 일을 같이 한지 일주일, 이건 아니다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우선 다들 하는 말로
'가족과는 일하는 거 아니다.'
이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듯하다.
집 가면서 눈물을 질질 짜며 퇴근하기를 한 달,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결국 아빠에게 말을 하고 마지막 퇴근을 하였다.
아빠에게 미안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더 들일 수 없어 힘들어하는데
나 정말 이기적이구나 생각이 한동안 계속 들어 마음고생을 좀 했지.
며칠 뒤,
만나면 서로 고민을 들어주는
아주 어른스러운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는 아주 성숙하다.
생각도 깊고 조언도 자기 일처럼 해준다.
이런 친구가 있는 것에 감사하며 그날도 어김없이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었다.
나에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친구가 해준 말들은
내가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때부터 매일 생각하고 고민하고 혼자 망상도 해보았다. 크크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건 많았다. 이건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거도 해보고 싶고 저거도 해보고 싶고-
도자기도 배우고 위빙도 해보고 집에서 빵도 굽고
이것저것 하면서 시간은 흘러 올해의 끝자락에 왔다.
정작 나는 이제야 뭘 하고 싶은지 정하게 된 거 같다.
글과 그림을 쓰고 그리고 싶다.
조금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나의 생각과 일상을 쓰고 그리는 게 재밌다.
대신 너무 진지해지면 재미없어지니
편한 마음으로 일기를 쓴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이거도 그냥 내가 정한거다. 하하
내 기준 나름 다사다난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22살이
글을 쓰라고 부추긴 거 같기도 하다.
한 창 서치를 하던 때 알게 된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해보았고 운이 좋아서일까 한 방에 통과하였다. 유후!
그림도 인스타그램, 블로그 sns들을 통해서 업로드 중이다.
앞으로 브런치에서 어떤 식으로 글쓰기를 해나갈지는 정하지 않았다.
그림도 올리고 사진도 올리면서 진짜 내 인생 책을 쓴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쓸 거 같다.
글을 업로드해서 바라는 점이라면 있다.
내 글을 보고
힘을 얻고
도움이 되고
행복해지고
즐거워지는
그런 글들을 쓰고 싶다.
주절주절 tmi가 심했나..
한 번 열심히 해봐야지!
지금은 딱 삘 받아서 열심히 해볼 수 있을 거 같은데..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