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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중학교 졸업이 싫다는 아들을 위한 축사!

직장맘 상담소(가족 편)

by 남세스

학교로부터 축사를 부탁받았다.

고민없이 알겠다고 했다.


웬만한 발표에도 떨지 않는 나인데,

이 날만큼은 떨렸다.

발표라서 떨린 게 아니라,

그냥 아들의 졸업식이라 떨렸던 거 같다.

신랑에게 동영상 녹화를 신신당부해 놓고 일주일이 지났는데 막상 보지를 못했다.


왠지 오글거릴 거 같은 것이

보면 흑역사가 될 거 같달까.


물론, 학부모들, 선생님께 칭찬을 많이 받았다.

축사 센스 있고 멋지다고.


한번 펼쳐볼까한다.


지금부터 축사 시작!

감정이 전달되어야 하는데~ 글이라 반감이 되어 아쉽다.



안녕하세요.

오늘 축사를 맡게 된 학부모회장입니다.


졸업 며칠 전에 아들이 그러더라고요.

"엄마, 나 1학년이야."

"뭐?"

대체 무슨 소리지?

"너 3학년이야. 아니 너 곧 고등학생이야."

"엄마, 나 1학년이고 싶어."


저는 이 말을 듣고 아들이 얼마나 행복한 3년의 시절을 보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즐거운 순간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곤 하니까요.


행복한 중학교 시절이 되었다니, 저도 너무 기쁩니다.

그리고 고마워요.


축사 부탁을 받고 어떻게 하면 짧고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OO중학교 5행시로 준비해 봤습니다.

생각보다 OO의 "O"이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운을 띄워주시기 바랍니다.


"O"


"O" O중학교 학생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O"선처럼 유연하고 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신 교장선생님 및 여기 계신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중"학교 시절은 즐거우셨나요?


"학"교에서 있었던 즐거운 시간을 떠올려볼까요?


"교"실, 운동장, 친구들의 웃음소리, 칠판 앞의 선생님, 체육한마당, 붕어빵!

저마다 떠오르는 것이 다를 겁니다.

3년의 시간은 여러분의 추억이 되고 미래의 자양분이 될 거예요.


3년 동안 멋지게 자란 여러분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왼쪽!

오른쪽!

고개를 돌려 친구들에게 미소를 보여주세요.

저 멀리 부모님, 선생님에게도 미소를 보여주세요.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친구와 부모님, 선생님의 미소를!

그리고 그 미소를 보며 환하게 웃는 나를!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도 그날의 여운이 남아있다.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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