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대기업 김부장을 발령보낸, 과거의 나

인사팀 메기라 불리던이의 생존 경험기

by Serena

요즘 속칭 '대기업 김부장'이 화제이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해외에 있는 난 한국보다 한박자씩 느리게 넷플릭스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보고 있는데,

최근 나왔던 일련의 에피소드는 보다가 눈물이 짠...했더라는.


게다가 지금 나오는 회사. 어딘가 낯익다.

그렇다.. 아마도 나도 다녔던 그 회사와 업무, 사용하는 용어, 말투, 스타일이 비슷하다.

어느 해인가,

조직개편을 대대적으로 앞두고 회사는 전력투구하는 차원에서 인적쇄신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조직개편은 1년에 많아야 2번 있을까한 일이었고, 조직의 판을 다시 짜고 사람을 교체하는 일은 커다란 연례행사와도 같았다.


현장강화하는 차원의 영업본부를 대대적으로 전국단위로 확대하고,

새로운 본부 산하에 Staff부서도 함께 두면서 일종의 사업본부와 같은 기능을 두어 사업본부별로 독립성과 매출강화를 두기로 하였고, 반면 본사조직은 좀더 가벼워지는 형태로 구조를 바꾸는 것으로 방향을 설계했다.


나는 그때 조직개편과 인사배치/발령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원래도 대외비라서 철저하게 비밀리에 작업을 하지만 유독... 그때는 더욱 대외비 차원에서 소위 골방같은 회의실에서 작업을 함께 하고 있었다.

계속 되는 인력의 배치 변화와 직전까지도 이동이 변경되는 바람에 새벽까지 작업을 앞두고 자정이 될 무렵...

경영기획팀장님이 전화를 주셨다.

밤 12시를 갓 넘길 무렵이었고, 내가 사무실에 있다는 걸 아시는 듯 했다.

그럴것도 다들 촉각을 세우고 우리가 있는 회의실 앞을 서성거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퇴근 후에는 삼삼오오 한잔씩 하러 가는 모양이었으니...짐작은 했었다.

그때가 기억으로 크리스마스 전후였고(너무 야근을 많이해서 크리스마스의 기억이 딱히 없을 정도...),

연말이니 연말 모임들도 많았거니 했을 수도 있다.


"이매니저, 나야.. 곧 새벽인데 수고가 많다.......혹시, 나 내일 부산가니?"
"팀장님, 약주 좀 하셨어요? 늦으셨는데, 얼릉 귀가하셔야죠~ "
"니가 나한테 이러는 거 아니다. 멀리 보낼꺼면 귀띔은 해줘야 짐을 싸서 갈 거 아니냐~"
"....... 아직 말씀드릴 수 없는 걸 이해해 주세요..팀장님."


다음날.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그 팀장님은 부산의 영업본부 지원팀장으로 발령나셨고,

나한테는 눈길을 한번 안주시곤 그대로 짐을 챙겨서 사무실을 떠나셨다.

나중에.... 시간이 좀 지나 팀장님을 다시 뵈었을 때는 내가 그 회사를 이직한 다음이었고,

당시 경영관리본부장님이 주관하시는 OB모임 남산산행에서였다.


"이 매니저, 그때는 서운했는데... 그때 뿐이었어. 너한테 괜히 미안하다. 다 이해해"

'아닙니다. 제가 팀장님 존경했습니다"

.......


드라마 김부장을 보면 김부장과 영업팀의 시각에서, 그 상사인 상무의 시각과 고뇌가 보인다.

나는 그때 그들의 고뇌를 아마도 모르진 않았겠지만, 이렇게 드라마로 보니...

한켠에서는 내가 좀 더 성숙했더라면...

소주한잔 하자고 얼굴 뵙자로 했더라면...하는 생각마저 들어서,

드라마 보는 내내 조금은 울컥하고, 조금은 마음 한켠이 짠..했다.


그 드라마를 보며..

과거의 나와 같은 혹은 현재 그런 상황의 인사팀원이 있을텐데...라는 생각도 들더라..


인사팀 사람들의 애환을 알아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한켠에서 회사 일이라는 명분아래 마음을 냉정히 잡고....

더 전하고 싶은 말.. 더 다듬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는 거....

갑자기, 여러 양가감정이 들어서 끄적여 본다.



지금 이시각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기업의

영업팀 김부장님,

인사팀 김부장님,

기획팀 김부장님... 모두 파이팅이다.


#대기업김부장 #인사팀 #인사발령 #조직개편

작가의 이전글8. 조직성장 2단계 ① 리더십 전환이 곧 조직의 존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