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아키텍처 - 보상 ①

조직이 전하는 진심. 그리고 가장 강력한 메세지

by Serena


HR제도를 통합적이고 구조적인 아키텍처로 보는 관점인 HR아키텍처가,
[조직구조] → [역할과 책임] → [성과관리] → [평가]에 이어, [보상]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보상은 총 3회 차에 걸쳐서 연재가 될 예정입니다.


보상은 조직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구성원에게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언어이다.
Milkovich와 Newman의 『Compensation』을 보면, 보상은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조직의 전략과 판단이 응축된 메시지라는 것을 알게한다.

많은 조직은 구성원이 조직 안에서 충분히 기여하고 성장하길 바란다.

그리고 조직문화 활동이나 기업가치, 오너의 메시지 등에서 '우리와 함께 성장하는...' 혹은 '조직이 성장하는 것을 함께 나누는...' 등과 같은 경쟁력 있는 보상을 약속하고, 구성원의 성과를 인정하는 메시지를 공유한다.

실제로 많은 조직들이 오랜 기간 추구했던 방향이기도 하고, 현재에도 조직 안에서 경쟁력 있는 구성원들이 충분한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여전히 추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다만 구성원들이 그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또 다른 측면이 될 수 있다.

연말에 평가가 마무리되고 이듬해 연초에 연봉 계약서를 다시 쓰는 순간,

전년도 연말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보상이 확정되는 순간,

그리고 결과를 숫자로 확인하는 순간에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조직의 메시지"를 마주하게 된다.


"이게 이 조직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구나.."

결국 구성원이 느끼는 조직이 건네는 메시지는 말이 아니라 보상이라는 결과에서 읽힌다. 그래서 보상은 조직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를 구성원이 현실에서 해석하는 지점이 된다.


보상이 조직에게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피부로 느껴지는 정직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조직은 "무엇을 측정하고 보상하는가"를 통해 진짜 우선순위를 드러낸다.

구성원의 일상에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 그것이 바로 보상이다.


왜 보상에만 '철학'이라는 말이 붙을까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수많은 제도를 설계한다.
조직구조를 바꾸고, 성과관리 방식을 고치고, 평가 기준을 손본다.
이 모든 것은 분명 전략적이고 중요하지만, 우리는 그 앞에 굳이 ‘철학’이라는 말을 붙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상은 다르다.
유독, 보상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우리 회사의 보상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왜 보상만큼은 제도나 정책을 넘어, 철학이라는 단어로 설명하려 하는 걸까.

그 이유는 보상이 가진 고유한 성격 때문이다.

보상은 단순한 HR 제도뿐만이 아니라, 조직이 벌어들인 성과를 어떻게 나누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경영 판단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만들어낸 수익은 무한하지 않다.
그 한정된 재원을 다시 사업에 투자할 것인지, 미래를 위해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구성원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보상은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어찌 보면 보상 철학이란,

회사가 벌어들인 돈을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어디까지 나누겠다는 것인가’에 대한 경영자의 태도에 가깝다.

그리고 이 이익 분배 결정이 곧 보상의 예산이 되며, 이는 다른 제도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세 가지 특성을 가진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첫째, 보상은 제도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삶과 생존의 문제로 직결된다.
조직구조가 바뀌어도 당장 내 생활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성과관리 방식이 바뀌어도 내일의 선택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상은 다르다. 매달 통장에 찍히는 숫자는 개인의 삶의 범위를 규정한다. 주거, 교육, 가족, 미래 계획까지 보상은 추상적인 제도가 아니라 현실 그 자체다.
그래서 보상은 언제나 제도 이상의 감정과 반응을 동반한다. 공정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 구성원은 조직 전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둘째, 보상은 절대 수준보다 상대적 비교에서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사람들은 '내가 얼마를 받는가'보다, '누가 나보다 더 받는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봉이 올라도 옆 사람이 더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만족은 사라지고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이 비교는 공개된 정보가 없어도 멈추지 않는다. 사람들은 추측하고, 짐작하고, 관계 속에서 서열을 만든다.
그래서 보상은 단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안에서 형성되는 공정성의 인식 문제로 확장된다. 이 지점에서 보상은 단순한 지급 기준이 아니라, 조직의 신뢰 구조를 결정하는 장치가 된다.

셋째, 보상은 한 번의 결정이 장기적인 구조로 고착된다.
연봉은 대표적인 누적식 고정비이다.

한 번 올리면 되돌리기 어렵고, 매년 누적된다.

올해의 판단은 내년과 그다음 해까지 이어지고, 더 나아가 개인 간의 상대적 격차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 번 만들어진 차이는 조직 안의 보이지 않는 질서로 남는다.
즉, 보상은 현재의 보상 수준뿐 아니라 미래의 비용 구조와 조직 내부의 위계까지 함께 결정한다.


이 세 가지 특성이 겹치는 지점에서, 보상은 단순히 ‘잘 설계된 제도’로는 쉽게 다룰 수 없는 영역이 된다. 얼마를 나누고, 누구에게 더 주고, 어떤 기여를 더 높게 평가할 것인가는 설계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과 가치 선택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이 선택에는 조직의 가치관과 경영자의 관점이 필연적으로 개입된다.

그래서 보상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보상 철학이란 추상적인 선언이 아니라, 돈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자원을 통해 조직이 무엇을 진짜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드러내는 기준이다.
무엇을 성과로 볼 것인지, 어떤 역할에 더 투자할 것인지, 단기 기여와 장기 가능성 중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인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보상이라는 숫자로 드러난다.

결국 보상 철학이란, 조직이 벌어들인 성과를 구성원과 어떻게 나누고, 그 선택에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가장 솔직한 경영의 언어인 것이다.


보상체계의 핵심: 동시 만족이 어려운 네 가지 판단 축


보상 설계는 단순히 기준을 나열하는 작업이 아니다.
서로 충돌하는 여러 판단을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무엇을 더 중시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과정에 가깝다.

보상 설계에서 선택하는 과정에서 충돌하는 판단 축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내부 공정성과 외부 경쟁력, 과거 성과와 미래 잠재력, 직무 가치와 개인 역량, 전략적 집중과 조직 전체 형평성. 그리고 이 네 가지는 거의 항상 서로 다른 방향으로 조직을 끌어당긴다.

보상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보상 설계에는 정답이 없고, 대신 "우리 조직은 무엇을 더 중시하는가"라는 선택의 우선순위만 있을 뿐이다.


① 내부 공정성과 외부 경쟁력

— 조직 안의 납득과 시장 밖의 현실 사이에서


조직 내부에서 공정하다고 느껴지는 보상과 외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보상은 종종 정면으로 충돌한다.

가령, 10년 동안 조직에 기여해 온 핵심 인력이 있다고 하자. 내부 기준으로 보면 합리적인 연봉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그보다 20~30% 높은 제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에 외부 시장에 맞추어 그 핵심인력의 연봉을 올리면 내부 형평성이 흔들리게 된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다른 구성원들은 “왜 저 사람만?”이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내부 기준을 지키면, 그 사람은 결국 조직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부 공정성을 지키는 순간 외부 경쟁력이 약해지고, 외부 경쟁력을 따라가면 내부 공정성이 흔들리는 상황. 이것은 보상 설계에서 피할 수 없는 가장 흔한 상황이자, 보상이라는 제도가 성립하는 순간 자동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대치이다.

보상은 언제나 조직 내부의 기준과 조직 외부의 기준을 동시에 참조해야 한다.
그러나 이 두 기준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보상 설계는 처음부터 ‘완벽한 해답’을 찾는 작업이 아니라, 서로 충돌하는 기준 사이에서 어디까지를 원칙으로 삼고, 어디서부터를 예외로 둘 것인가를 정하는 선택의 과정이 된다.

이 첫 번째 충돌은 이후 등장하는 모든 보상 판단의 전제가 된다.
그리고 보상이 어려운 이유는, 이런 서로 충돌하는 상황이 하나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② 과거 성과와 미래 잠재력

— 이미 증명된 기여와 잠재력이라는 가능성 사이에서


보상은 기본적으로 성과를 보상하는 제도다.
하지만 문제는 성과가 항상 ‘과거형’이라는 데 있다.

지난 1년간 탁월한 성과를 낸 사람과, 아직 성과는 제한적이지만 조직의 미래를 이끌 잠재력을 가진 사람 중 누구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어야 할까.

과거 성과에 충실한 보상은 단기적으로 가장 공정해 보인다.

기여한 만큼 보상받는다는 명확한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준이 고착되면 조직은 점점 이미 검증된 일만 반복하게 되고, 새로운 역할이나 미래를 위한 도전에는 보상이 따르지 않게 된다.

반대로 아직 오지 않은 잠재력에 과도하게 보상하면, 지금 이 순간 조직의 성과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여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된다고 느끼게 된다.
성과를 내는 것보다 ‘기대받는 위치’가 더 중요해지는 순간, 조직의 현재 동력은 서서히 약해진다.

보상은 결국 이미 입증된 가치와 아직 오지 않은 가치 사이에서 어디에 더 무게를 둘 것인지를 선택하는 문제인 것이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조직은 현재의 성과를 안정적으로 축적하기 어렵게 되거나,

미래를 준비하는 선택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일 수도 있게 된다.


③ 직무 가치와 개인 역량

— 구조를 지킬 것인가, 개인을 볼 것인가


보상체계는 원칙적으로 직무와 역할을 기준으로 설계된다. 조직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의 전략적 목적에 맞게 설계된 역할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즉, 직무가 요구하는 책임의 범위, 의사결정의 영향력, 조직 성과에 미치는 기여도가 보상의 기본 뼈대가 된다. 이 기준이 있어야 조직은 사람의 이동과 교체가 가능하고, 보상이 특정 개인에게 종속되지 않는다.

(※ 여기서 잠깐. 연봉제도가 연공, 직무, 역할 등으로 구분되는 것은 다음 2회 차 글에서 다룬다)


하지만 현실의 조직은 이 원칙만으로는 보상의 차이가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직무 안에서도 개인 간 역량 차이는 클 수 있고, 동일 역할이라고 해도 역할의 임팩트가 다를 수도 있다.
즉, 같은 ‘시니어 개발자’라는 직무를 맡고 있어도, 누군가는 팀의 기술 방향을 설계하고 문제의 기준을 바꾸는 사람이고, 누군가는 주어진 과제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실행력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직무명은 같지만, 조직에 미치는 실제 영향력은 같지 않다.

여기서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직무 가치만을 기준으로 보상을 결정하면, 개인의 차별적인 기여는 제도 안에서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같은 직무니까 같은 보상”이라는 논리는 구조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뛰어난 기여를 한 개인에게는 빠르게 무력감을 안겨준다.

그렇다고 개인 역량만을 기준으로 보상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보상이 직무가 아니라 사람의 특성만을 따라 움직이게 되는 순간, 직무 체계는 더 이상 기준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역할 간 경계는 흐려지고, 보상 결정은 점점 설명하기 어려운 예외들의 집합이 되어 버린다.
그 결과 조직은 구조를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마다 조건을 다르게 맞춰주는 공간이 된다.

그래서 보상 설계에서는 직무를 기준으로 한 구조적 안정성과 개인의 차별적 기여를 반영하려는 요구가 항상 함께 등장한다.

이 두 기준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지만, 하나의 원칙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지는 않는다.
보상은 이 불완전한 상태를 전제로 설계될 수밖에 없다.


이 균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운영 방식은 달라진다.
역할과 직무를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할 수도 있고, 특정 개인의 기여와 영향력이 보상에 크게 반영되는 조직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옳으냐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은 왜 이 선택을 피할 수 없고, 어디까지를 제도의 기준으로 삼고 어디부터를 예외로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 기준이 없을 때, 보상은 가장 설계하기 어렵고 동시에 가장 불신을 부르는 제도가 되어버린다.


④ 전략적 집중 vs. 조직 전체 형평성

—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쓸 것인가


보상에서 가장 현실적인 제약은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재원이 충분하다면 앞서 말한 보상설계 시 판단과 선택의 문제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직군에 충분한 보상을 주고, 최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전략적 집중과 조직 전체 형평성 사이에서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할 이유도 없어진다.

하지만 현실의 조직에서 보상 재원은 늘 제한적이다.
그래서 보상은 이상을 구현하는 문제가 아니라,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가 된다. 이 선택의 결과는 항상 누군가에게는 강화로, 누군가에게는 포기로 남는다.

그리고 그 선택이 반복되며, 조직이 실제로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가 드러난다.


이 네 가지 판단 축은 보상 설계의 선택지를 넓혀주기보다, 오히려 선택의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즉, 어느 하나를 강화하면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고, 모든 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설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보상 설계의 핵심은 판단 기준을 얼마나 정교하게 나열하느냐가 아니라,
이 충돌하는 판단들 앞에서 조직이 어떤 가치와 전략을 더해 순서를 택하는가에 있다.
"무엇을 원칙으로 삼고, 무엇을 예외로 허용할 것인지"
혹은 "어디까지를 제도로 묶고, 어디부터를 판단의 영역으로 남길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이 선택이 반복되며 쌓인 결과가 바로 그 조직의 보상체계이고, 그 선택의 일관성을 설명하는 언어가 흔히 말하는 ‘보상 철학’이다.


앞서 보상철학이라고 했듯이, 보상에 철학이 필요하다는 말은,

보상이 단지 변수가 많고 복잡해서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선택을 계속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 조직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갖고 있는지,
구성원에게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지고 있는지가 보상 설계의 완성도를 가른다.


이 글에서 다루는 '보상'의 범위


보상은 넓게 보면 ‘총보상(Total Rewards)’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될 수 있다.
연봉과 인센티브 같은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 성장과 개발 기회, 조직문화와 업무 환경, 일상적인 인정과 피드백까지 모두 보상의 범주에 포함된다.

실제로 구성원이 조직에 남을지 떠날지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것은 연봉 하나만이 아니다.
내가 이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는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지, 내 기여가 존중받는지, 조직의 문화가 나와 맞는지. 이런 요소들 역시 모두 구성원이 체감하는 ‘보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재에서는 총보상 전체가 아니라 금전적 보상에 집중한다.

이유는 우리가 '보상'이라 부르는 것. 그 자체가 금전적 보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첫째, 금전적 보상은 가장 직접적이고 해석의 여지가 없다.
조직문화나 성장 기회, 워라밸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재택근무가 큰 보상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교육과 육성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는 기회지만,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사후적으로 조정과 협의가 가능한 부분이 열려 있고, 별도의 제도로 운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금전적 보상은 다르다.
연봉 계약서에 적힌 숫자, 연말에 확정되는 인센티브 금액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비교 가능하고, 체감 가능하며, 조직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둘째, 금전적 보상은 조정과 협의의 여지가 가장 적다.
교육, 육성, 복지, 근무 방식은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확대할 수도 있고, 축소할 수도 있으며, 개인별로 다르게 설계할 여지도 있다.

또한 별도의 교육제도, 복리후생제도 등과 같이 '보상'이라는 Frame을 가지지 않고 운영된다.

반면 연봉과 고정급은 다르다.
특히 한국의 노동 환경에서 한 번 결정된 보상구조와 연봉은 경직성을 갖고 있어서, 사실상 제도나 연봉수준을 되돌리고, 변화를 주기 어렵다.
만약 잘못 설계된 금전적 보상은 ‘조정의 대상’이 아니라 ‘감당해야 할 구조’로 남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셋째, 금전적 보상은 다른 모든 제도의 신뢰를 좌우한다.
아무리 좋은 문화와 성장 기회를 이야기해도, 보상이 불공정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구성원은 이렇게 해석한다.

“말로는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내 가치가 이 정도라는 의미인가.”

보상에 대한 불신은 성과관리, 평가, 육성, 문화 프로그램의 효과를 빠르게 잠식한다.
반대로 금전적 보상이 일관되게 설계되어 있으면, 다른 제도들은 그 위에서 훨씬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여기서 일관성이란 경직성을 말하는 것과는 다르며, 소위 보상철학. 즉, 보상을 할 때 어떤 가치와 전략을 가져가는지에 대한 일관성이다)


넷째, 금전적 보상은 HR 아키텍처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조직구조는 일이 어떻게 나뉘는지를 결정하고,
역할과 책임은 누가 무엇을 책임지는지를 정의하며,
성과관리는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를 정하고,
평가는 누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식별한다.

그다음 보상은 이 모든 운영과 판단의 귀결에 해당한다.

조직구조 → 역할과 책임 → 성과관리 → 평가 → 보상


조직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누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 그 기여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 이 모든 판단이 최종적으로 보상이라는 형태로 구성원에게 전달된다.

만약 조직이 "혁신을 중요하게 여긴다"라고 말하지만,

보상은 안정적인 업무 수행자에게 더 많이 간다면 무엇이 진짜 메시지로 보일까?

만약 평가에서 "협업을 잘한다"는 피드백을 받았지만,

보상은 개인 성과에만 연동된다면 구성원은 무엇을 믿을 것인가.


앞서 세운 조직구조, 역할과 책임, 성과관리, 평가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아닌지는 결국 보상에서 드러난다. 보상이 앞선 모든 시스템과 일치하면 조직의 메시지는 일관되고 강력해진다. 하지만 보상이 앞선 시스템과 어긋나면, 구성원들은 앞선 모든 것을 불신하게 된다.

그래서 보상은 조직문화를 구성원이 현실로 받아들이는, 가장 실질적인 언어인 것이다.

조직이 선언하는 가치가 아니라, 조직이 실제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증거이자 메세지인 것이다.


보상은 조직이 구성원에게 보내는 가장 정직한 메시지


구성원은 보상을 통해 조직의 진심을 느낀다.

연봉 계약서에 적힌 숫자, 인센티브로 확정된 금액 앞에서 구성원은 이렇게 해석한다.
“이게 이 조직이 나를 평가한 결과구나.”
“이 정도가, 이 조직이 나에게 매긴 가치구나.”

그래서 보상은 설명이 필요 없는 메시지 그 자체이다.
말로는 아무리 좋은 가치를 이야기해도, 보상이 그와 다르면 구성원은 보상이 말하는 쪽을 믿는다.


또한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보상은 단순한 HR 제도가 아니다.
조직이 벌어들인 성과라는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쓰고, 누구에게 얼마나 배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경영의 영역에 가깝다.
그리고 그 판단은 조직 안에 오래 남는 세 가지 차원의 흔적을 동시에 남긴다.


첫째, 구성원 개인 차원에서 보상은 신뢰와 동기의 문제다.
공정하다고 느껴지는 보상은 “내 기여가 인정받고 있다”는 확신을 준다.
반대로 불공정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구성원은 조직의 메세지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 되거나 조직에서의 의욕이 저하될 수 있고,

지속되면 개인과 조직 성과는 물론 다른 조직내 운영 이슈로 번지게 될 수도 있다.


둘째, 재무 차원에서 보상은 되돌릴 수 없는 고정비다.
특히 연봉은 한 번의 판단이 수년간 누적되는 비용 구조를 만든다.
한국의 노동 환경에서 연봉과 보상구조는 경직성이 높고, 시행된 보상 제도는 조직이 감당해야 할 구조로 남는다.

이런 보상의 특성으로 인해 지속 가능하지 않은 보상은 결국 개인이 아니라 조직 전체를 재무적인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셋째, 조직 문화 차원에서 보상은 가장 강력한 암묵적 메시지다.
협업을 말하면서 개인 성과에만 보상이 집중된다면, 조직은 협업하지 않는다.
장기적 성장을 이야기하면서 단기 실적에만 인센티브가 지급되면, 구성원은 단기 성과에 매달린다.
조직이 말하는 가치보다, 보상이 전달하는 신호가 실제 행동을 만든다.

그래서 보상은 조직문화를 구성원이 현실로 받아들이는 조직의 메세지인 것이다.


우리 조직은 보상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가?

다음 회에서는 그 메시지를 실제로 어떻게 설계하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보상을 결정하고 어떤 원칙으로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를 다룬다.


위 글 참조 및 참고자료

Milkovich, G. T., Newman, J. M., & Gerhart, B. A. (2019). Compensation (13th ed.). New York, NY: McGraw-Hill Education.

Lawler, E. E., III. (1990). Strategic Pay: Aligning Organizational Strategies and Pay Systems. San Francisco, CA: Jossey-B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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