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거리 : 무명초의 고집

선택의 차이

by 무명초

어려운 고민

내 흔적이 정갈한 흐름을 방해하진 않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어찌 생각하면 참 피곤한 일이고, 지독한 고집이다.


특히 나의 투박한 댓글 한 줄이 작가가 공들여 쌓아 온 문장의 흐름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될까 봐, 썼던 문장을 지우고 창을 닫는 일이 부지기수다.


결국 내향형과 외향형이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도 여기서 발생한다. 누군가에게는 인사일 뿐인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에너지를 끌어모아야 하는 결단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손가락의 진심

고민 끝에 결국 손가락을 움직인다. 비록 버튼 하나 누르는 데 한참이 걸리는 미련한 풀꽃이지만, 그 느리고 무거운 손가락 끝에 담긴 진심만은 가볍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는 온기를 나누며 세상을 연결하고, 누군가는 무거운 망설임으로 상대의 공간을 지켜내며 깊이를 더한다.


외향형의 다정함이 관계의 불을 지핀다면, 내향형의 고집은 그 불꽃이 너무 빨리 타버리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주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