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별구람 탈옥기.02

맛집.

by 나메스테
이 글은 sns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요. 제가 끊을 수 있을진 저도 모르겠어요. 그저 담배는 끊었지만 sns는 끊지 못해 허우적대는 91년생 백수의 이야기에 허구를 더한 횡설수설(수필+소설).. 이랄까요?


운이 좋았다. 예약을 해야지만 들어갈 수 있는 그 음식점에 우연히 취소가 나서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먹는 것엔 꽤 진심이지 않은 재연과 나는 그냥 무작정 그 주변에서 데이트하던 중에 들어가 본 식당이었다.


‘여기는 이거 꼭 먹어야 해.’

‘이 사진 봐봐.’

‘찰칵찰칵’


다들 메뉴판을 보기도 전에 착석 후에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메뉴를 고른다. 이미 충분히 숙지를 해왔는지 메뉴가 무수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메뉴 통일이 쉽다. 서른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의 모든 테이블엔 약속이나 한 듯 같은 음식이 올려져 있다. 혹은 그 음식의 잔해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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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식당 언젠가 인스타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 아. 여기가 거기구나. 그래. 와보고 싶었는데. 신기하네.’


우리도 하는 수 없이 일률적인 메뉴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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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닥다닥 테이블들이 붙어있었기에 하는 수 없이 옆 테이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20대의 후반 남짓한 나이로 추정되는 세 명의 여자들이었다. 그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듯했다.


“우리 화장 지워지기 전에 사진부터 찍자!”

“그래그래”

(찰칵찰칵)

“근데 너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야 설마 너 결혼하는 거야?”

“아니. 나 임신했어 얘들아.”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에? 헐 대박.”

“잠깐만 나 이것만 찍고 듣을게.”

“웅. 그래. 일단 먹자.”

(찰칵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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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우리가 주문시킨 음식도 나왔다.

한참을 공들여야만 할 것 같은 메뉴가 드라이브스루 같은 속도로 나왔다.

나는 음료잔을 들고 재연에게 짠 “을 요구하며 부메랑으로 인스타 스토리를 올렸다.

위치를 태그 하고 가게의 인스타를 태그하고 뭐라고 쓸지 고민했다.


잠시 켜둔 핸드폰을 옆에 놓은 뒤 한 입 먹었다. 음. 다른 사람들은 이 음식이 맛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미각을 자극하는 데에는 시각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내 입맛엔 자극적이었다. 2/3 정도 접시를 비웠을까? 느끼한 속을 가라앉히기 위해 사이다를 계속 마셨다. 배는 부른데 부른 것 같지 않았다. 수저를 내려놓고 스토리 업로드를 했다.


-럭키 비키잖아! 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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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찰칵)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임신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