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아이들이 아직 자고 있어서 남편과 걷기로 했다.
집 근처 빵집을 지나는데 배달하는 분이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자세히 보니 아는 분이었다.
나는 푸석한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어제부터 시작했어요.
어젯밤 여덟 시 반부터 자정까지 했는데, 육만오천 원 벌었어.
애들을 혼자 봐야 하니까, 애들 챙기고 틈틈이 하기에 괜찮겠더라고요.
아침에 눈 떴는데 몸이 간지러워서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지.
애들 잘 동안 조금 더 벌어보려고요.
이쪽에 사시는구나.
오늘이 세 번째 대화였다.
배달 중이라 이야기 나눈 시간은 이 분 남짓이었는데,
몇 시간을 이야기해도 꺼내기 어려운 말들이 섞여 있었다.
그분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얼굴을 조금 더 가까이하고 듣고 있었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은 이미 내려와 있었다.
인사를 하고 다시 걷는데
좀 전에 들었던 모든 말들이 계속 따라왔다.
세수도 하지 않은 얼굴은 가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도 추운데 오토바이 타고 괜찮을까.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은 그분의 오토바이가 꽤 괜찮은 브랜드라고 말했다.
혼자 애들을 봐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며
나는 안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