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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 변호사 Jan 30. 2024

수용과 전념 치유

독서메모

[독서메모(833)-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새로운 수용 전념 치료)]



저자 : Steven C. Hayes / Spencer Smith 

원제 : Get out of your mind & into you life

역자 : 문현미 / 민병배

출판연도 : 원서 - 2005, 역서-2010



제대로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체력도 중요하지만, 집중력도 똑같이 중요하다.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은 '집중력'이다. 


날이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져 가는 것을 느낀다. 체력이 떨어지면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겠다. (실천은 힘들지 몰라도...) 그러나 집중력을 회복하려면 또는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흔히들 명상이 집중력을 높이는데 좋은 mental training이라고 한다. 유튜브를 통해서 명상에 관한 영상을 몇 개 찾아봤지만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았다.


잘 아는 심리학 박사님에게 명상에 관한 좋은 책의 추천을 부탁하였다. 그 분이 추천해 준 것이 이 책이다. 


읽으면서 흠뻑 빠졌다. 재미하고는 먼, 정통 교과서인데도 한 눈 팔지 않고 단 번에 읽었다. 이 책의 내용을 100% 이해한 것은 아니다. 책 내용이 쉽지 않다.  또한 이 책은 실행(실천)을 강조하면서 실행방법을 여러가지로 알려주고 있는데, 일일이 따라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마음의 작동방식에 대하여 알게 됐고, 내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아래의 내용은 이 책의 요점을 내가 정리한 것이다. 내가 잘못 이해하여 잘못 정리한 것도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ACT(Acceptance & Commitment Therapy)다. 이 쪽 분야의 학자들인 번역자들(부부라고 한다)은 이를 '수용전념치료'라고 번역하고 있다. 


부정적인 여러 감정(우울, 열등감, 자기비하, 죄책감, 소심함, 불안, 강박 등)을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수용이다. 인생의 가치를 설정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에 전념하는 것이 치유방법이라 말한다. 


부정적인 감정이 오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외부 문제는 장애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해결한다. 쓰레기가 있으면 쓰레기를 치우는 식이다. 


그러나 마음(생각)의 작동방식은 다르다. 부정적인 감정을 제거하려고 하면 더 증폭되는 것이 마음의 기제다. 골프 스윙할 때 헤드업 절대로 하지 말아야지 하면 더 헤드업을 하게 된다. 백곰을 절대로 생각하지 말라고 지시를 받으면 백곰만 생각나게 된다. 


저자는 두 개의 다이얼이 있는 라디오를 상상하라고 한다. 다이얼 한 개는 라디오 앞에 달려 있다. 부정적 감정의 크기를 조절하는 다이얼이다. 1부터 10까지 있는데 1로 내리려고 시도하는 순간, 다이얼은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오히려 10으로 움직인다. 


그 라디오 뒤에는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또 하나의 다이얼이 있다. '기꺼이 경험하기'의 강도를 조절하는 다이얼이다. 


부정적 감정 조절 다이얼은 인위적 조절이 불가능하지만 기꺼이 경험하기의 다이얼은, 힘들지만 조절이 가능하고, 최대한 높은 수치로 다이얼을 돌려야 한다. 


뱀 공포증이 있는 학생이 있다. 친구들이 팬더 곰 푸바오를 보러 동물원에 가자고 한다. 그러나 푸바오 옆에는 뱀 전시관이 있다. 그 학생은 푸바오를 너무 보고 싶지만 그 옆의 뱀들을 보게 될까봐 너무 무섭다. 결국은 가지 않을 핑계를 찾아내고 가지 않는다. 아래의 (a), (b) 중 하나를 골라라. 답이 금방 눈에 보인다. 


(1) 친구와 함께 가지 않을 구실을 찾은 직후에, 그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a)안도감 / (b)불안


(2) 다음 번에는 동물원 회피(경험 회피)가 증가할까, 감소할까? (a)증가 / (b)감소


(3) 그의 뱀 공포증은 더 심해질까, 약해질까? (a)심화 / (b)약화


위 예시에서 알 수 있듯이 회피는 회피하려는 대상의 중요성만 더 강화시킬 뿐이다. 즉 문제를 회피하면 문제만 더 커질 뿐이다. 오히려 일부러 뱀을 보러 다님으로써 뱀 공포증을 둔화시켜야 한다.


뱀을 피하려고 하는 것은 뱀공포증을 해결해주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푸바오를 볼 수 없게 되는 이중의 손해를 입게 된다.


우울한 감정을 제거하기 위하여 술이나 약물을 찾는 것은 전형적으로 회피하는 전략이다. 회피하는 전략은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악화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것은 위 뱀공포증의 예에서 확인하였다. 


이 책에서 끊임없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생각이 말하는 바는 생각이 지어낸 이야기이지, 그것이 진실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무시당했어, 비참해" 라는 생각(감정)이 드는 것과 실제로 내가 무시당했는지 여부는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불안해" 하는 생각을 "나는 지금 불안하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바꿔서, 생각 밖에서, 생각에서 거리를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노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 하고 내가 지금 노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밤에 침대에 홀로 누워 있는데 갑자기 외로움을 느꼈다. 아무도 내 옆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 그러면 살아서 뭐 해 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 때 내가 그렇게 나쁜 생각을 하고 있구나. 그러나 그것은 생각이 지 혼자 멋대로 그렇게 판단하는 것 뿐이지 내가 실제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야 라고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것이, 생각과 거리두기의 예이다. 


이렇게 생각이 자기 멋대로 오고 가는 것을 관찰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알아차리는 연습이다. 명상을 mental training이라고 일단 정의를 할 때 명상의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mindfulness 이다. 나는 왜 mindfulness 를 마음챙김이라고 번역하게 됐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mindful은 유념하다 (aware of something that may be important)는 뜻이다.


Investors should be mindful of current political trends 가 영영사전의 예시문장이다. 


즉 마음챙김 명상은 알아차림 명상이라고 불러야 옳다. 


유튜브를 보면 알아차림 명상의 방법을 강의하는 영상이 많은데  그 유튜브 영상들을 통해서도 그렇고 이 책을 통해서도 그렇고 나는 아직도 알아차림 명상의 방법이 왜 유용한지가 선뜻 이해가 되질 않는다. 생각에 대한 거리두기의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글쎄다. 


다시 이 책으로 돌아오면 이제는 전념을 설명할 차례이다. 전념은 원서의 commitment를 번역한 말이다. commitment는 약속, 헌신, 전념 등을 의미한다. a promise to be loyal to someone or something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생각에 빠져 있지 말고, 행동에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각은 자기 마음대로 놀게 내버려두라는 뜻이다. 생각이 가리키는 대로, 즉 느껴지는 대로 믿지 말고, 자기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정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에 전념을 하라고 한다.  그래서 책 제목이  Get out of your mind & into you life 이다. 


나는 이 책에서 설명하는 가치의 의미에 대하여 깊이 동감했다.  가치는 목표와 다르다. 목표는 달성하면 끝이 나지만 가치는 방향과 같은 개념으로서 달성할 수가 없는 과정이다. 동쪽에 있는 일본의 도쿄로 가기로 했다고 할 때 도쿄는 목표다. 도쿄에 도착하면 끝이다. 그러나 나는 앞으로 동쪽으로 가겠다라고 방향을 정하면 그것은 가치이고 도달점이 없는 것이다. 


이 책은 가치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가치는 동사이며 부사이지, 명사나 형용사가 아니다. 가치는 당신히 '하는' 무엇이지, '가진' 무엇이 아니다. 가치가 당신이 하는 무엇이라면, 가치의 종착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의 가치를 어떻게 정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즐겁고 편안한 것만을 추구하게 되어 있다. 즐겁고 편안한 것은 첫째 돈이 많이 들고(돈 벌기 어렵고, 늙으면 더 그렇다), 둘째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면^^) 금방 식상하게 되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가치라고 해서 거창한 것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바둑에 가치를 두기로 결정했다면 그것도 좋은 가치가 될 수 있다. (음, 다만 그런 경우에 부양할 가족이 없어야 한다.ㅋ) 


이 책은 아주 좋았지만 명상의 필요성에 대하여 속시원히 설명해주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저자는 설명능력이 그리 좋다고 할 수 없고, 번역자는 이 분야의 학자답게 최선을 다해서 원어의 의미를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대부분 성공을 거두었지만 전문 번역자가 아닌 한계도 보여줬다. 


그렇지만 이 책을 계기로 명상 서적을 하나씩 읽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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