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고 소유하다

[독서메모(873)]

by N 변호사


원제 : Read Write Own

저자 : 크리스 딕슨(Chris Dixon)

출판연도 : 원서 - 2024 / 번역서- 2024


'읽고, 쓰고, 소유하다(Read Write Own)'는 블록체인에 대하여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인 Chris Dixon은 투자전문가이다. 주로 스타트업 회사에게 투자한다.


저자는 콜롬비아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여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하버드 경영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 새로운 기술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앞서서 눈을 뜨고 투자하여 억만장자가 되었다.


저자의 설명능력이 탁월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드디어 블록체인의 의미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게 됐다. 그만큼 돈을 벌었으면 요트 타고 놀기 바쁠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책을 쓴 것인지. 대단한 사람의 정신세계는, 지향하는 바는 나같은 범인은 이해하기 힘들다.


'읽고, 쓰고, 소유하다'는 인터넷 시대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다. 처음에 인터넷이 나왔을 때는 사용자는 인터넷이 제공하는 홈페이지 내용을 그저 읽는데 그쳤다. 그 다음에는 블로그나 위키피디아 처럼 사용자가 직접 작성하고 수정하는 단계가 온다. 미래는, 지금은 거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메타 등)을 이용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개인(사용자)이 인터넷 안에서 디지털 자산을 소유할 수 있게된다는 것이다.


이 책 내용이 너무 좋아 이 책을 읽을 수 있을만한 사람들을 상대로 카톡으로 추천하였다.


다음의 내용은 블록체인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블록체인을 만든 사람(또는 사람들)은 얼마나 천재(또는 천재들)인가! 늘 느끼는 바이지만 세상에는 진짜 천재들이 있다. 몸을 쓰는 천재(타이거 우즈, 메시)도 있고 머리 쓰는 천재(블록체인 창조자)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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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익명의 발명자 혹은 발명자 그룹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으로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논문을 발표했다(현재까지도 발명자를 알지 못한다). 당시 저자는 논문에서 ‘블록’과 ‘체인’이라는 단어를 분리해 사용했을 뿐 자신의 발명을 ‘블록체인’이라 지칭하지 않았음에도, 저자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모인 커뮤니티에서 결국 그 두 단어를 결합했다.



이 논문에서는 새로운 종류의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을 ‘신뢰 대신에 암호 증명에 기반하여 임의의 자발적인 두 사람이 신뢰받는 제삼자의 개입 없이 서로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전자 지불 시스템’이라고 기술했다. 신뢰받는 제삼자를 없애기 위해, 저자는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이에 저자는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인 블록체인을 기술하고 설명했다.



컴퓨터는 일종의 추상화된 개념으로,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라기보다는 ‘무엇을 하는가?’로 정의한다. 맨 처음 컴퓨터는 계산하는 사람을 가리켰으며, 19세기와 20세기의 컴퓨터는 계산할 수 있는 기계를 가리키기 시작했다. 영국인 수학자 앨런 튜링은 1936년 알고리즘의 특성과 한계를 연구해 작성한 수학 논리에 관한 유명한 논문에서 좀 더 엄격한 토대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튜링은 오늘날 컴퓨터 과학자들이 ‘상태 기계(state machine)’라 부르고, 그 이외의 사람들은 간단히 ‘컴퓨터’라 부르는 것을 정의했다.



상태 기계는 다음 두 가지 (1) 정보를 저장하는 부분 (2) 저장된 정보를 수정하는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장된 정보를 ‘상태’라 부르며, 이는 컴퓨터 메모리와 같다. 명령어의 모음을 ‘프로그램’이라 부르며 이는 상태와 입력값을 근거로 새로운 상태인 출력값을 생성한다. 나는 컴퓨팅을 언어의 렌즈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는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사람보다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명사는 처리할 수 있는 대상인 상태 혹은 메모리를 나타내고, 동사는 처리에 대응하는 코드 혹은 프로그램을 나타낸다고 상상해보자. 내가 여러 번 이야기했듯이, 여러분은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코드로 작성할 수 있으며, 이는 내가 코딩을 소설 쓰기 같은 창의적인 활동에 비유하는 까닭이다.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면 컴퓨터는 정말로 다재다능하다.



상태 기계는 컴퓨터에 대해 생각하는 가장 순수한 방법이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블록체인은 PC, 랩톱, 스마트폰, 서버 같은 실제적인 컴퓨터가 아니다. 전통적인 형태 관점이 아닌 기능 관점의 컴퓨터로, 일종의 가상 컴퓨터다. 블록체인은 물리적인 장치 위에 놓인 소프트웨어 추상화로, 상태 기계다. ‘컴퓨터’의 의미가 사람에서 기계로 바뀐 것처럼, ‘컴퓨터’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포함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오늘날, 누구나 PC에 하이퍼바이저라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가상 기계를 실행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대개 기업 데이터센터를 능률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가상 기계를 사용하며, 가상 기계는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의 핵심이다. 블록체인은 소프트웨어 기반 컴퓨팅이라는 모델을 새로운 문맥으로 확장한다. 컴퓨터는 수많은 다른 방식으로 구축할 수 있다. 즉, 눈에 보이는 모양이 아니라 동작 특성으로 정의한다.



블록체인은 설계적으로 조작이 거의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컴퓨터의 네트워크에 구축되었으나, 그것을 제어하기는 극단적으로 어렵다. 컴퓨터는 가상 컴퓨터의 상태, 즉 저장된 정보를 유지하고, 상태 전이를 제어한다. 비트코인에서는 이런 컴퓨터를 ‘채굴기’라고 부른다. 그러나 채굴기가 정말로 하는 일이 상태 전이를 검증하는 것이므로, 오늘날 좀 더 일반적인 용어는 ‘검증기’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상태 전이’라는 용어가 너무 추상적으로 들린다면, 다음 비유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비트코인을 두 열로 이루어진 장부라고 생각해보자(실제로는 이보다 더 복잡하지만, 쉽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니 이해해주기 바란다). 첫 번째 열의 각 행에는 고유한 주소가 적혀 있으며, 두 번째 열의 각 행에는 그 주소에 들어 있는 비트코인의 개수가 적혀 있다. 상태 전이는 가장 최근 거래들에서 실행된 비트코인의 이동을 반영해, 두 번째 열의 행에 있는 값을 업데이트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누구라도 이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면, 가상 컴퓨터는 어떻게 상태를 업데이트해서 단 하나의 올바른 상태에 도달할까? 바꿔 말해, 모든 사람이 장부를 수정할 수 있다면, 장부의 행에 적힌 값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정답은 암호학(보안 통신의 과학)과 게임이론(전략적 의사 결정의 연구)을 포함하는 수학이 올바른 상태를 보장한다.



제시된 상태가 가상 컴퓨터의 다음 상태가 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각각의 상태 전이 동안, 검증기들은 다음 상태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는 프로세스를 수행한다. 첫째, 검증기는 이름 그대로 ‘검증’을 수행한다. 즉, 모든 거래가 적합한 디지털 서명과 함께 이루어졌는지 확인한다. 다음으로, 네트워크는 다음 상태를 생성하기 위해 검증기 한 개를 무작위로 골라 검증 거래를 함께 묶는다. 다른 검증기들은 새로운 상태가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모든 묶인 거래들이 여전히 유효하며, 컴퓨터의 핵심 약속(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경우, 비트코인의 수는 2100만 개를 넘지 않을 것이다)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검증기는 다음 상태로의 전이가 시작될 때,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상태에 투표한다.



이 프로세스는 블록체인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동일하고 유효한 이력을 사용해 동작하는 것을 보장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검증기 혹은 몇몇 검증기가 속이려 할지라도, 다른 검증기가 거짓말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부결시킬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이처럼 프로세스의 규칙들은 다수의 검증기가 결탁하지 않는 한 잘못 동작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앞서 설명한 간단한 예에서, 승리한 검증기가 제시한 장부가 새로운 원본 장부가 된다. 물론 실제로 장부 따위는 없다. 단지 계산의 본질인 상태 전이만이 있다. 각각의 상태 전이는 ‘블록’이라 부른다. 그리고 임의의 검증기라도 일련의 블록들을 시험하며 컴퓨터의 완전한 이력을 검증할 수 있도록 블록들을 체인처럼 함께 연결한다. 여기에서 ‘블록체인’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상태 전이는 단순히 계정 잔액을 나타내는 숫자 그 이상의 정보를 포함할 수 있다. 상태 전이는 중첩된 컴퓨터 프로그램의 전체 집합을 갖고 있을 수 있다. 비트코인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상태 사이의 전이를 수정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비트코인 스크립트라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래밍 언어는 설계상 제한적이다. 이 언어를 사용하면 대개 계정 사이에서 자금을 이동하거나 다수의 사용자가 제어하는 계정을 만들 수 있다. 2015년에 등장한 최초의 범용 블록체인인 이더리움 같은 좀 더 새로운 블록체인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훨씬 표현력 높은 프로그래밍 언어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게 한다.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의 추가는 블록체인의 주요한 돌파구가 되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에 앱스토어를 추가한 것과 비슷하다(블록체인은 개방적이고 허가가 없다).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에서는 모든 개발자가 온라인 마켓에서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앱을 작성하고 실행할 수 있다. 이는 블록체인을 회계사의 장부보다 훨씬 표현력 높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매우 강력한 특성이며, 블록체인을 단순히 숫자를 표로 정리한 장부로 생각하는 것이 틀린 이유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다. 오히려 훌륭한 컴퓨터다.



그런데 컴퓨터에서 앱을 실행하려면 자원이 필요하다. 비트코인처럼 앱에 특화된 블록체인과 이더리움 같은 범용 블록체인 모두 상태 전이 검증에 필요한 컴퓨팅에 대해 대가를 지급해야 하므로, 두 블록체인 모두 사람들에게 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투자할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의 디지털 화폐 자체가 블록체인을 구동하는 컴퓨터에 대한 재원이 되는 영리한 방법을 제시했다. 이후 다른 블록체인도 같은 방식을 따랐다.



모든 블록체인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만드는 자체적인 내부 인센티브를 갖추고 있다. 블록체인 대부분에서 새로운 블록 혹은 상태 전이는 운 좋은 검증기에 작은 보상을 준다(검증기는 상태 전이에 투표한 컴퓨터, 사람 혹은 그런 컴퓨터를 운영하는 그룹일 수 있다). 정직하게 행동한 검증기, 즉 성실하게 디지털 서명을 확인하고 블록체인에 오직 유효한 상태 전이만을 제안한 검증기만 보상을 얻는다. 이런 재정적 인센티브는 검증기가 블록체인에 참여해 정직하게 행동하게 하고 블록체인을 계속 지원하도록 한다(돈은 사용자에게 부과되는 요금을 통해 블록체인에 들어온다.



블록체인에는 허가가 없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블록체인에 참여할 수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최초의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을 이런 식으로 설계한 이유는, 기존 금융시스템이 은행과 같이 특권을 가진 중개자에게 우호적인 엘리트 시스템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기를 원했다. 허가 과정이 있으면 새로운 특권 중개자가 생겨나고 기존 시스템과 연관지어 생각한 문제들이 다시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설계는 복잡했다. 모든 컴퓨터가 투표할 수 있다면, 악성 컴퓨터가 손쉽게 네트워크를 장악하려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카모토의 해결책은 블록체인 참여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었다. 검증기는 다음 상태에 투표하기 위해 에너지 비용이 드는 계산을 수행하고, 자신이 그 일을 했다는 증명을 제출한다. 블록체인은 개방적, 무허가적 투표를 가능하게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악성 기법을 걸러냈다. 이 일을 '작업증명(power of work)'이라 부른다. 이더리움 같은 다른 블록체인은 '지분 증명(proof of stake)'이라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이 방법에서는 검증기가 전기(電氣)에 돈을 쓰도록 요청하는 대신(남광 주석 : 작업증명을 위한 계산에는 엄청난 전기 에너니가 소모된다.), 돈을 에스크로(Escrow)에게 담보를 걸도록 요청한다. 검증기가 성실하게 동작한다면, 검증기는 금전적인 보상을 받는다. 반대로 모순된 상태로 전이 혹은 다수의 상충된 상태 전이를 동시에 전달하다가 발각되었다면, 그들의 담보물은 압수된다.



지분증명은 적어도 작업증명만큼 안전하면서도, 비용이 더 싸고, 속도도 더 빠르며,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2022년, 이더리움은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전환을 마무리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웠다.



비트코인을 제외하고는 이 책에서 언급하는 많은 블록체인은 지분증명을 사용한다. 나는 미래에 가장 인기있는 블록체인들이 지분증명을 사용해 구동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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