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기록하는 3일 동안의 강릉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새로운 환경은 내 안에 숨 쉬고 있는 많은 생각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만들어줬다. 오두막 같이 아늑했던 게스트하우스 내 자리에 누워을 때, 누가 봐도 이방인이 들법한 커다란 짐을 들고 동네 버스에 올랐을 때, 초당 순두부에 옥수수 막걸리를 한 모금 마셨을 때, 모래라는 매트리스 위에 커다란 가방을 베개 삼아 아주 편안하게 누웠을 때. 나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고 때로는 눈을 감았을 때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2020.09.2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