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문턱을 넘은 지 꽤나 긴 시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문득 내 삶에 대해 돌이켜보게 된다.
문득 아주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해야 할 때가 이제는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10대는 어영부영 살았고 20대는 뭐든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열심히 놀고 열심히 연애하고 직장에선 열심히 버텼다. 그렇게 30대가 된 나는 멘탈이 탈탈 털려 '몸과 마음이 모두 소진되었다'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며 무직자의 삶도 경험하였다.
어영부영 살던 때의 나를 나를 사람이 아닌 존재에 비유하자면 베짱이 정도 되려나. 아니다. 베짱이에게 실례인 것 같다.
베짱이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자신의 열정을 뽐낸다. 요즘 베짱이들은 스타가 될지도 모를 반짝거리는 다이아의 원석 후보생들이다.
몇 달 전 배운 기타는 베짱이가 엄청난 노력파였을 거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코드는 어려웠고 기타 줄에 스친 손끝에는 찌릿한 감정이 가득했다. 아팠다. 그래서 저렴하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사온 기타와 멀어졌다. 내 무릎 위가 아닌 베란다 한 구석에서 빛을 보지 못한 채 방치되었다.
기타 연주에 능숙하며 심지어 즐길 줄 아는 베짱이는 천재 또는 노력파였을 거라 상상해본다.
20대 내가 목표로 했던 건 수없이 많았지만 그중 cs강사가 되는 것과 책을 출간하여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수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cs강사가 되었다. 작가도 되었다. 결과적으로 봐서는 만족스럽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여러 감정이 뒤섞여 유쾌하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시간과 열정과 노력이 가득한 시간들을 경험하며 깨달은 사실은 무언가를 막상 이뤘을 때 감사함과 행복은 잠시뿐이라는 것이다.
원래 감사를 마냥 하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다.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있는데 나는 왜 누구에게 쫓기듯 조급하고 불안한 것일까.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하고 도전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자꾸만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인생 뭐 별거 있어? 대충 해'라고 읊조려보지만 이마저도 '어떻게 대충 살아야 잘하는 거지'라고 생각해버린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나름의 방향을 정하고 힘껏 달리던 중 방향감을 상실한 기분에 나는 잠시 멈추기로 했다.
열심히 더 열심히, 노력해 더 노력해,를 외치는 안쓰러운 나에게 말했다.
덜 열심히 어떤 때는 대충 살아보자고, 열심히 대충 살아 보자고, 하지만 열심히란 대충 앞에 열심히란 단어를 내어놓는 나의 대충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